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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사과 나무

이어령 교수가 6.25전쟁 당시 경상북도 문경에 와서 잠시 가르친 적이 있다. 열정적인 태도와 매력 있는 말투에 감동해 강의를 찾아가 듣곤 했다.

그때 이 교수는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고 할지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리라”는 명언을 소개하면서 “너희들은 내일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그날 이후 오늘까지 나는 이어령 교수가 가르쳐 준 경구를 자주 되뇌이며 살고 있다. 나이가 들고 철이 들고, 미주에서 다른 민족들과 어울려 살면서 그 말을 새겨보는 것은 의미있게 나를 고쳐 세워주곤한다.

요즈음 코로나바이러스로 세상이 험해져 사람끼리 쉽게 만나지 못한다. 원망도 자랑도 애통함도 기쁨도 들어 줄 사람 없는 세상이다.



예방과 치료약이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부모 자식, 가족, 친지, 친구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든다. 죽어도 가족과 마지막 나눔의 시간을 허락 못 받고 천국에서 만날 것이라며 파랑새처럼 훌쩍 떠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기도 하는 참 잔인한 세상이 되었다.

지난 3월 15일 이후 외부인 출입을 8개월간 금지하던 재소자 선교 전도 사역이 10월 중순부터 다시 시작됐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교도소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서약서에 서명을 하게 한 후에 허락한다.

우리가 보고 싶었다는 남녀 재소자의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 사람들 사이의 정을 못 나누는 것은 교도소나 바깥 세상이 다를 바가 없다. 재소자들도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리라'는 꿈을 품기를 기도한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내일을 위해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야겠다.


변성수·교도소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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