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독자 마당] 세월은 가고

낙엽 지는 가을 뜨락에서 귀뚜라미 울음이 들리고 휘영청 천상의 달빛이 비춘다. 목덜미로 감겨오는 바람이 세월을 등 떠밀고 있다.

마지막 잎새처럼 매달린 달력을 바라보는 마음이 애절해지는 것은 나이 탓인가. 창백한 겨울이 곧 다가올 것이다.

가버린 날들에 무엇을 했나. 봄인가 했는데 여름이요 가을인가 했는데 겨울이다. 꿈결인양 흘러가는 인생이다. 인생이 덧없다 하는 것이 어제오늘이 아니련만 나이들어 갈수록 느낌이 더 허허로운 것 같다. 불세출의 영웅 호걸, 절세가인 경국지색도 바람결에 흩날리는 미진같은 인생이다. 남은 여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경건하게 옷깃 여미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두를 용서하고 먼 여정에 들고 싶다. 떠도는 구름같은 인생, 뽐내본들 무슨 소용인가. 인생이란 영원한 나그네길, 꿈 속에서나 고향에 돌아가서 뛰어놀고 싶어라.



언어가 문을 닫은 침묵 속에서 내 깊숙한 목소리를 듣는다. 그 안에 내 영혼을 본다. 그림자를 이끌고 휘적휘적 지평선 위로 일상의 내가 걸어간다. 저 그림자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이산하·노워크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