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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늘리기? 폐업 고민중"···中企·소상공인 고용 참사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2 01:07


지난달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전경. 폐업으로 공장을 매매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울산=최은경 기자

#대구 성서산업단지에서 금속가공 업체를 운영하는 박모 씨. 그의 회사는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액의 60% 정도가 원자잿값으로 나갔다. 남은 매출액 40%에서 인건비·관리비를 빼면 순이익은 1%에 불과했지만, 이익을 남기긴 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최저임금이 오른 탓에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이 지난해 12% 수준에서 15%로 올라 적자가 불가피해졌다. 박 씨는 "금속가공업은 원자잿값이 많이 들어 인건비 비중이 15%를 넘기면 유지하기가 어렵다. 직원을 늘리기는커녕 폐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이모 씨. 올해 최저임금이 올라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에는 수지가 맞지 않게 되자 부부 맞교대로 24시간을 근무하기로 했다. 이씨는 "지금과 같은 삶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자영업을 하는 것보다 다른 가게의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게 더 나은데 누가 창업을 해 일자리를 만들겠나"고 하소연했다.

'일자리 참사'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경기 악화로 일감은 줄어든 데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제도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이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현장에선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달보다 3000명 증가에 그친 이번 '일자리 참사'의 배경에는 인건비 지급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폐업이나 긴축 경영을 선택하고 있는 현실이 한몫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기갑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대구·울산 등 국내 대다수 산업단지에서 공장이 절반밖에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력이 모자라는 업체마저도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채용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 연 폐업률(2012~2015년 평균). [자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 통계연감 2017)

이런 고용 악화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면서부터 이미 예상한대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7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한 이의제기 사유서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한계 상황에 달한 중소기업이 절반에 육박하고, 100명 중 13명은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불 주체의 지급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존폐 위기로 몰고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 6월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면 자동화가 빨라져 저숙련·여성 근로자의 실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문제는 기업 현장에선 이 같은 긴축 경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의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다 보니 고용을 늘리지 않고, 이에 따라 가계 소득이 줄어 내수 경기가 나빠지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여파가 기업의 부정적인 상황 인식에 한몫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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