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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마법세계에 온 기분” 해리 포터 퀴디치 우리가 직접 해봤죠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9 13:01

경기장에서 난 해리 포터…인간 스니치 잡고 승리할 거야


(뒷줄 왼쪽부터) 길상규·양채운·이효정·위너준현·신수용·강현구·김상범 퀴디치 팀 선수들과 (앞줄 왼쪽부터) 이지윤·손채은 학생기자가 경기장에서 뛰어올랐다.

“마법세계에 온 기분이에요.” 손채은 학생기자가 귀띔한 내용입니다. 여기가 어디냐고요.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 속 인기 스포츠 ‘퀴디치’를 즐길 수 있는 서울대학교 종합운동장이에요.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법사가 아닌 머글(해리 포터에서 보통 인간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마법사들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셈이죠. 해리 포터 시리즈 팬을 자처하는 손채은, 이지윤 학생기자가 머글 퀴디치 게임을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길상규(왼쪽) 펍스킨스 부주장이 이지윤·손채은 학생기자에게 퀴디치 규칙을 가르치고 있다.

2005년 미국 버몬트 대학서 시작한 머글 퀴디치는 2007년엔 대학 간 게임으로 발전했고, 2008년 월드컵이 생겼어요. 지난 2011년 뉴욕서 열린 월드컵엔 총 96개 팀이 참여, 티켓 1만여 장이 팔렸습니다. 2010년엔 퀴디치 협회인 IQA가 생겼는데, 2014년 국제 협회로 발돋움했죠. 전 세계에 머글 퀴디치 존재가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학생기자들이 펍스킨스 팀원들과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이날 소중 학생기자단의 체험에는 우리나라 첫 퀴디치팀 ‘서울펍스킨스(Seoul Puffskeins)’, 두 번째 팀 ‘머글스’ 선수 7명이 함께했죠. 서울펍스킨스 주장 신수용(27), 부주장 길상규(25), 팀원 강현구(23)·김상범·위너준현(24), 머글스 부주장 이효정(22)과 팀원 양채운(23) 선수가 시간을 냈어요. 이중 5명은 지난 6월 27일~7월 2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진행된 월드컵(IQA WORLD CUP 2018)에 출전했던 국가대표팀 선수죠. 비행기 값과 숙박비를 위해 아르바이트, 해리 포터 굿즈 판매로 수익 내기 등을 했습니다. 29개국 중 23위에 그쳤지만 해외 경기가 처음인 선수가 대부분이라 참여에 의미를 뒀어요.


학생기자들이 펍스킨스 팀원들에게 규칙을 배운 후 실전에 적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먼저 경기 규칙을 배워야겠죠. 김상범 서울펍스킨스 전 주장이 “발보다 손을 많이 쓰고 몸싸움 태클을 인정하므로 농구와 럭비의 결합에 가까운 운동”이라고 설명을 시작했어요. 퀴디치엔 퀘이플·블러저 두 공이 있죠. 퀘이플은 골대에 넣는 득점용, 블러저는 상대 팀원을 맞춰 경기를 방해하는 용도예요. 추격꾼은 퀘이플을 옆구리에 끼거나 손에 들고 상대방의 골대로 돌진하죠. 몰이꾼은 블러저로 추격꾼 등 선수를 맞춰 진로를 막습니다. 골대를 지키는 사람은 파수꾼인데, 파수꾼도 추격꾼처럼 상대 팀 골대에 골을 넣어 득점할 수 있는 게 특이한 점이죠.


이지윤(왼쪽)·손채은 학생기자가 실전 연습을 하고 있다.

수색꾼은 경기 중에 투입돼 스니치를 잡죠. 하지만 보통 연습 경기 등에서는 함께 뛰며 훈련합니다. 스니치 역할은 총 9명인 심판 중 한 명이 맡아 인간 스니치가 돼요. 그는 엉덩이에 검은 꼬리를 붙이죠. 양 팀에 한 명씩 있는 수색꾼이 스니치를 잡고요. 검은 꼬리를 떼면 30점을 얻고 경기는 종료돼요. “그럼 경기가 쉽게 끝나겠어요.” 지윤 학생기자의 질문에 김 전 주장이 답했죠. “그렇지 않아요. 몸싸움·버티기 등을 허용하기 때문에 잡기 어렵죠. 또, 몸싸움이 10분을 넘으면 불리한 판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잡는 게 쉽진 않죠.” 퀴디치는 경기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스니치를 잡으면 빠르게는 10분 만에도 종료됩니다. “보통은 한 경기당 25분이에요. 쉬는 시간은 없죠.” 길 부주장이 말했어요.


학생기자들이 펍스킨스 팀원들에게 공을 다루는 법 등을 배웠다.

설명을 들었으니 경기를 해 볼 차례죠. “으악! 한 번에 들으니 어려워요.” “괜찮아. 하면서 배우면 돼. 내가 알려줄게” 지윤 학생기자의 말에 채은 학생기자가 다독이며 경기장으로 들어갔어요. 채은 학생기자는 해리 포터 세계관에 관심이 많아 ‘퀴디치의 역사’를 줄줄 외우고 있을 정도거든요. “퀴디치를 하려면 빗자루에 항상 타고 있어야 해요. 여기선 플라스틱관으로 만든 막대기라는 게 놀랍지만 이걸 다리 사이에 끼우고 놓치지 않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거예요. 허벅지 힘이 있어야 하죠.” 빗자루를 강조한 채은 학생기자의 말에 김 전 주장이 놀랐죠. “아주 잘 알고 있네요. 더 배울 게 없겠어요. 아, 여기선 연습용이라 규격에 맞는 플라스틱관을 이용한 거고, 실제 경기에선 빗자루를 사용하죠.” 먼저 포지션을 정했습니다. 몰이꾼 채은 학생기자는 신수용·이효정·강현구 선수를, 수색꾼 지윤 학생기자는 길상규·위너준현·양채운 선수를 뽑았죠. 김 전 주장은 자진해서 심판을 맡았어요.


이지윤(왼쪽)·손채은 학생기자가 골대에 공을 넣는 연습을 하고 있다.

몰이꾼 채은이는 경기장을 마음껏 누볐어요. 대학생 언니 오빠들에게 굴하지 않고 제 몫을 톡톡히 해냈죠. 어린이는 들기 힘든 공을 한 손으로 들고 거리낌 없이 상대 팀 선수를 맞추더니 골대를 향해 돌진해 골을 넣는 데도 성공했어요. “기대치 이상인데?” “일부러 안 막는 거냐” 등 칭찬이 경기장에 퍼졌어요. 신 주장은 열심히 하는 학생기자들의 모습에 “아빠가 된 기분”이라며 너스레를 떨었죠. 지윤 학생기자도 제 역할을 잘해냈어요. “저는 학교에서 원래 물을 안 마셔요.” 잠시 쉬라는 권유에도 씩씩하게 답하곤 경기장으로 다시 뛰어나갈 정도로 경기에 푹 빠졌거든요. 머글 퀴디치에 흥미가 생겼다면 학생기자단과 선수들의 질의응답을 눈여겨보세요.

Q. 격한 태클이 많다고 들었는데 부상 정도는 어떤가요.

손채은 학생기자가 위너준현 펍스스킨스 팀원의 방어에 맞서 골을 넣고 있다.

A. 실제 국제 경기에 나가면 힘들죠. 일시적 타박상을 입은 선수는 많이 있고요. 대회마다 한 명씩 뼈가 부러지거나 뇌진탕에 걸리는 등 심하게 다친 사람이 나와요.

Q. 아시아 국적 팀은 우승에서 먼가요.

손채은 학생기자가 운동장을 누비고 있다.

A. 미국에서 10년 넘게 해온 스포츠라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죠. 미국이 한 번 빼고 모두 월드컵서 우승했습니다. 저흰 2017년 아시안컵에서 호주에 이어 2등을 했죠. 호주는 2016년 월드컵 우승팀이에요.

Q. 한 성별만 많으면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게 사실인가요.

위너준현(왼쪽) 펍스킨스 팀원·이지윤 학생기자·신수용 펍스스킨스 주장.

A. 혼성(다양한 성별의 선수가 참여해야 한다) 원칙이 있죠. 성비를 맞추지 않으면 경기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한 팀에 선수 7명이 있으면 한 성별이 4명을 넘으면 안 돼요. 홀수라 어쩔 수 없는 거죠. 어쨌든 한 성별만 있으면 경기는 불가하죠.

Q. 인간 스니치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손채은(왼쪽)·이지윤 학생기자, 신수용 펍스킨스 주장. 손 학생기자가 연습용 공을 가로채려 하는 모습이다. 이날 손 학생기자의 활약이 눈에 띄게 돋보였다는 평이 여러 선수들에게서 나왔다.

A. 스니치는 누구의 편도 아니죠. 심판 중 한 명이기 때문에 버틸 때까지 버팁니다. 30점을 한 번에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승부를 내는 변수가 되기도 하죠. 영화에선 150점이지만 현실에선 30점이에요. 퀘이플을 골대에 한 번 넣으면 10점이기 때문에 150점이면 격차가 너무 커지겠죠.

Q. 외국인 선수도 팀에 있다고 들었어요.

2018월드컵에서 퀴디치 한국 대표팀이 슬로베니아와 경기하는 모습.

A. 맞아요. 월드컵에도 참여했고요. 스페인 국적의 21살 카탈루냐인데요. 지금은 바르셀로나로 돌아갔어요.

Q. 미국에서 머글 퀴디치가 생긴 건 어떻게 알았나요.

한국 퀴디치 팀의 유니폼이다. 위의 플라스틱비닐관은 연습에 사용하는 빗자루 대용품이다.

A. 노르웨이에 교환학생을 갔는데 그곳 사람들이 하는 걸 보고 한국에도 들여와야겠다고 생각했죠. 처음엔 지원자가 적어 힘들었어요.

Q. 퀴디치를 하면서 힘든 점은 뭔가요.

빗자루 대용품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비닐관.

A. 규칙이 대중화되지 않아 국제 홈페이지에서 하나씩 공부해야 한다는 거예요. 또, 우리가 들여왔으니 우리가 공부해서 알려야 하잖아요. 당장은 운동장 사용 예약을 하는 것도 번거롭죠. 이번 월드컵 준비만 해도, 규칙을 잘 모르고 간 선수도 있거든요.

학생기자 취재 후기


손채은 학생기자가 '퀴디치의 역사' 책을 들고 와 경기를 마친 후 읽고 있다. 책을 통째로 외울 정도란다.

손채은(서울 원효초 5)
해리 포터 세계에 들어간다니 설렜죠. 빗자루가 아닌 막대기를 다리 사이에 끼우는 것, 꼬리를 매달고 뛰는 인간 스니치를 알았을 때는 장난스럽다고 생각했어요. 날아다니며 운동할 것까지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말이죠. 하지만 실제로 뛰어보니 빨리 잘 뛰어야 하고 공도 잘 던져야 하며 팀원과 손발이 잘 맞아야 했어요. 모든 것이 진지해야 했죠. 온몸이 땀에 젖도록 뛰어다녔어요. 해리 포터 팬으로서, 소년중앙 학생기자가 돼 참여한 것 중 가장 재밌었던 취재로 기억에 남을 거예요.


이지윤(왼쪽)·손채은 학생기자가 마법사가 된 듯 하늘로 붕 날아 올랐다.

이지윤(서울 용마초 5)
‘현실에 퀴디치가 존재한다면 어떨까?’하는 마음에 설레고 궁금했죠. 취재에 나간 후 놀랐어요. 영화에 나오는 퀴디치와 생각보다는 비슷했기 때문이죠. 다른 점은 연습이라 빗자루 대신 막대기를 사용한다는 점이죠. 연습하는 것을 보면 보기에는 그냥 쉬운 운동이라고 웃어넘길 수 있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았죠. 직접 뛰어다녔더니 힘들었어요. 게임을 가르쳐준 언니, 오빠 선수들이 진지하게 연습하고 현실의 퀴디치 게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에 ‘혹시 여기가 마법학교일까?’라고 생각했죠.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강민혜 기자, 동행취재=손채은(서울 원효초 5)·이지윤(서울 용마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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