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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혁신학교 전환 잇따라 불발…학부모들 “의견수렴 절차 바꿔야”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5/20 19:49



대곡초 16일 학부모들이 혁신학교 전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중앙포토]





서울지역 일부 학교들이 혁신학교 전환을 추진하다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혀 신청 계획을 연달아 철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혁신학교 공모 신청을 둘러싼 갈등이 매년 반복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의 양진초가 혁신학교 공모 신청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지난 16일과 17일에는 서울 강남 개일초와 대곡초가 각각 학부모들에게 “혁신학교 전환을 하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이중 강남 대곡초는 학부모들이 교문 앞에서 혁신학교 반대 집회를 하는 등 반발이 거셌다. 이 학교 교장은 17일 이뤄진 학부모와의 간담회에서 “임기 내에 혁신학교를 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에서 혁신학교 전환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산확보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 혁신학교로 신규 지정되면 연간 평균 5700만원의 운영지원금을 받는다. 혁신학교로 지정됐다가 4년 후 다시 심사를 거쳐 재지정 된 학교는 연평균 4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일반학교가 해당 예산을 받으려면 4~5개 공모사업에 선정돼야 한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하기 위해 혁신학교 전환을 희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혁신학교 지정에 반대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예비 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예비혁신학교 지정 반대와 조희연 교육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학부모들은 “혁신학교 의견수렴 절차 자체가 잘못됐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가 교육청의 혁신학교 공모에 신청하려면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현재 운영 중인 학교는 학부모나 교원의 50% 이상이 혁신학교 전환에 동의하면 안건으로 상정하는 게 가능하다.

문제는 기준이 ‘학부모 또는 교원의 50% 동의’로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학부모들이 반대해도 교원이 동의하면 혁신학교로 전환할 수 있어서다. 학부모들은 “혁신학교로 바뀌면 교육과정과 학교문화가 달라지는 만큼 모든 학부모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중요한 일인데, 교원의 찬성만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학생·학부모·교원이 교육공동체인 만큼 이를 현실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학운위 상정 요건인 동의율 50%의 기준을 ‘교원 또는 학부모’가 아니라 ‘교원과 학부모’로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시교육청은 교원의 동의가 있더라도 최종 결정은 학운위가 내린다는 점에서 별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학내 구성원의 의견수렴을 거친 후 학운위에서 협의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의견수렴을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나 교원의 동의만으로 혁신학교 공모신청이 가능하다면 문제가 있지만, 학운위에 안건을 올려 폭넓게 논의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학운위에도 학부모들이 절반 이상 포함된 만큼 학부모 반대가 거세면 공모신청을 할 수가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원이나 학부모가 반대하면 학운위 안건으로 올리지 못하게 만들어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학부모 동의 조항은 2016년 하반기부터 생겼다. 이전까지는 ‘교원 및 학운위 각각 50% 동의’가 있으면 혁신학교 공모에 신청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학부모 동의만으로 혁신학교 지정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교원들의 반발이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의 한 혁신초 교사는 “혁신학교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교원과 학부모의 동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혁신학교 전환 관련 갈등이 불거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사전 의견수렴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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