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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새 교육 발전 위해선 학부모의 학교 운영 참여 방식 되돌아봐야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2/10 07:04

기고
김승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우리 사회의 빠른 발전의 밑거름을 얘기할 땐 교육과 학부모의 교육열이 당당하게 꼽힌다. 학부모의 학교 참여는 학부모의 교육열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이다. 사회문제가 된 사교육비와 입시 행태 등은 사회가 학부모의 교육열을 제도권 안으로 수렴하지 못하고 방치해 온 탓이 크다. 교육에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려면 학부모의 교육열을 제도권인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적극 활용해야 한다.

최근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나 자유학기제, 진로 체험 등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여러 정책사업에서 학부모의 교육열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지를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 학교를 벗어나 지역 사회를 포함하는 넓은 교육생태계를 추구하는 이 사업에서 학부모들의 역량이 크게 발휘되고 있다.

교원들은 여러 지역을 이동하는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근무 지역의 여건과 자원 현황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역의 일원인 학부모는 학교와 지역 사회 두 영역을 모두 파악해 연계와 협력을 이끄는 가교 역할을 잘 수행한다. 돌이켜 보면 이런 학부모의 잠재력은 학교에서 자원봉사가 필요할 때나 학교폭력 같은 사인이 발생할 때도 학교와 함께했으며 때론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됐다. 이런 학부모의 잠재력을 제대로 끌어내려면 제도나 참여 구조의 문제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예컨대 학부모 자치기구가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면 학부모는 급식지원·교통지도 등 학교가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서 수동적인 보조 역할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학부모가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원인에 대해 학교는 학부모의 태도의 문제일 뿐 구조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그 근거로 학교엔 학부모가 참가하도록 규정한 학교 위원회 수가 최소 26개가 넘는다. 학교운영위원회·교육과정위원회·도서관위원회·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등 교육과정, 교직원 인사, 학생 지도 등 학교 운영 전반에 걸쳐 있다. 관련 법률도 초중등교육법(31조)·학교도서관진흥법(10조)·학교폭력예방대책법(8조) 등 다양하다. 각종 위원회를 통해 학부모의 대의가 수렴되고 있으니 제도는 제대로 갖춰져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학부모는 학교 참여 구조가 미비하고 문턱이 높아 의견을 제시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위원회 선출이나 위촉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위원 선출과 임명 과정이 투명하지 않으며 사적인 친분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위원회 운영 현황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학부모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 학부모회 임원들도 모를 정도라고 한다.

초중등교육법은 ‘학부모 대표’가 위원회에 참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대표인지에 대해선 일부 조항에 추상적인 언급만 있을 뿐이다.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학부모회가 대표성을 갖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학부모회는 법적 기구가 아닌 임의 조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학교 참여가 여러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위원회의 학부모 위촉과 운영 과정의 투명한 공개, 학부모와 교원 간의 소통, 학부모회 법제화와 학부모 대표성 확보 등 많은 문제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온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학부모의 학교 참여 문제를 재점검할 때다. 지금의 교육을 내버려 두기엔 사회 변화가 주는 무게가 엄중하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우리 교육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새로운 힘의 원천이자 미지의 영역이다. 산적한 문제들은 정부와 학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풀 수 있는 일들이다. 학부모도 자녀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꿈을 키워가는 학교의 현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다시 살펴볼 때가 됐다.


이 캠페인은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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