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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1억' 아크로리버파크에 '임대 등록 투기' 의혹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3 08:16

은행에서 임대사업자 대출 상담해보니
주담대 규제 상관 없이 대출 가능
아크로리버파크·래미안퍼스티지·은마 등
임대 등록·매수 시기·대출 비교
일부 임대사업자 대출 활용 의심


최근 3.3㎡당 1억원까지 거래됐다고 알려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일부 거래가 임대주택 등록제도의 헛점을 이용해 이뤄진 것으로 의심된다.

3일 오전 시중은행 지점을 찾았다. 주택담보대출 상담 창구에 앉았다.

“주택임대사업자 대출 상담하러 왔습니다.”

“그건 기업대출 상담 창구로 가셔야 합니다.” 직원이 안내했다. 다음은 은행 직원과의 상담 내용.

집을 사면서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 대출을 받고 싶은데 주택담보대출이 안 되나요.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이지만 주택임대사업자 대출은 말 그대로 사업하는 사람을 위한 대출이어서 기업대출로 분류합니다.”

대출 한도가 차이 납니까.

“주택담보대출은 서울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적용받지만 기업대출은 한도 기준이 없습니다. 담보 가치와 개인 신용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기업대출은 기업 활성화 목적이어서 억제 위주의 주택담보대출보다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시세의 70~75%까지 가능합니다.”

임대가 전세든, 월세든 상관없나요.

“전세는 대출이 안 됩니다. 수입이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월세만 임대사업자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세 세입자가 있는 집이라면 월세로 바꿔야 합니다. 대출 금액은 원리금이 월세보다 적은 범위에서 정합니다. 현실적으로 보증금 때문에 월세가 많지 않아 70% 이상 대출받기가 어렵습니다.”

원리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기업대출은 대개 만기가 3년입니다. 3년간 주로 이자만 내고 3년마다 원금의 10%씩 갚고 대출 기간을 연장합니다. 대출 한도를 정하기 위해 원리금을 계산할 때는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계산방식을 활용합니다.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 방식으로 주로 만기 30년을 적용한 원리금이 기준이 됩니다.”

투기지역 주택담보대출 건수 제한을 받나요.

“주택임대사업자 대출이 기업대출이어서 세대당 1건인 투기지역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상관없습니다.”

자료: 국토부

은행 상담 창구에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해 임대사업자 대출을 활용한 주택 매입이 가능하다는 게 확인됐다. 서울 강남권 주요 단지들을 대상으로 임대주택 등록 현황과 등록 임대주택의 등기부 등본을 조사했다.

강남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파트의 하나로 시세가 3.3㎡당 6100만원 선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3일 기준으로 16가구가 임대주택으로 등록돼 있다. 이 중 9가구가 올해 등록했다. 한 가구를 제외하고 전용 85㎡ 이하다. 9가구 중 한 가구만 2010년 매매거래됐고 나머지는 2009년 준공 때 소유권이 넘어왔다. 9가구 모두 대출이 없었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이 단지는 최근 3.3㎡당 최고 1억원에 거래됐다고 알려진 단지다. 평균 시세는 3.3㎡당 7300만원이다.

아크로리버파크 등록 임대주택은 24가구다. 15가구가 지난해 8·2부동산대책 후 등록한 주택이다. 이 중 6가구가 매수 시기와 임대주택 등록 시기가 비슷하다. 한 가구만 전용 85㎡ 초과인 129㎡이고 나머지 5가구는 85㎡ 이하다. 8·2대책 후 거래된 85㎡ 이하는 총 38가구다. 13%가 매수 직후 임대주택 등록을 했다.

매수 시기와 임대 등록 시기가 비슷한 6가구 중 4가구가 대출을 받았다.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임대사업자 대출이 의심된다. 주택담보대출인지 임대사업자 대출인지는 등기부 등본에 나오지는 않는다.

36층 전용 84㎡는 지난 2월 25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달 단기임대(임대의무기간 4년)로 등록했다. 근저당권 설정 채권 최고액이 6억6000만원이다. 채권 최고액은 대개 대출금액의 120%다.


12층 전용 59㎡는 지난해 10월 16억원에 거래돼 같은 달 장기임대(8년)로 등록했다. 채권 최고액이 7억여원이다.

재건축 선두그룹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에 132가구가 임대주택으로 등록해 있다. 올해 등록한 주택은 10여 가구다. 매수 시기와 임대 등록 시기가 비슷한 집은 없었다.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에는 임대주택이 177가구 등록돼 있다. 이 중 지난해 8·2대책 후 거래된 7가구를 무작위로 뽑아 등기부 등본을 떼어본 결과 모두 그 이전에 거래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3일 밤 KBS 뉴스에 출연해 "1~8월까지 세제 혜택 6억원 이하 임대주택 현황을 봤더니 3분의 1이상, 강남은 40% 가까이가 집을 새로 사고 임대주택으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자료: 국토부

등록 임대주택에는 재산세·임대소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에서 대폭적인 감면 혜택을 받는다. 특히 올해 안에 취득해 3개월 이내에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뒤 10년 이상 임대하는 전용 85㎡ 이하에는 양도세가 100% 감면된다. 올해 85㎡ 이하를 취득해 곧장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경우는 이 때문이다.

세제 혜택은 전용 85㎡ 이하나 공시가격 6억원 이하 등 요건에 맞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서 임대주택 등록을 하고 대출을 받는 경우는 주택 구매 자금 마련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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