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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 중앙일보가 만난 사람] "나는 동포사회 평화주의자입니다!"

토마스 박 기자
토마스 박 기자

[시애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1/17 01:42

이수잔 신임회장, 53주년 맞이한 시애틀 한인회 활약
공감하게 될 것 '소통 행보 다짐'

제46대 시애틀 한인회 이수잔 신임회장이 지난 12월 7일 시애틀 형제교회에서 열렸던 제52주년 <br>&#39;아리랑의 밤&#39;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제46대 시애틀 한인회 이수잔 신임회장이 지난 12월 7일 시애틀 형제교회에서 열렸던 제52주년
'아리랑의 밤'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역시 통 큰 이수잔 회장이다. 오는 26일 제 46대 시애틀 한인회호(號) 출범을 목전에 두고 액땜한 셈 치는 배포는 ‘당당한 커뮤니티 리더’의 포스다. 같이 동석한 유명인사의 표현처럼 ‘워싱턴주 한인 커뮤니티 봉사의 핵(核, Core)’을 빙판길 오르듯 어렵사리 만났다. (관련기사 1월 10일자 중앙일보 위클리 데스크 시선 ‘이수잔 시애틀 한인회장님께’)

3시간 내내 ‘충격과 통탄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한 이수잔 신임회장과 중앙일보의 직격 인터뷰가 시나브로 시애틀 한인회 진심과 염원으로 통(通)했다. 새로운 한인회 시스템 구축과 한인 커뮤니티의 힘을 ‘화평의 지혜’로 한데 모으자는 이 회장의 열망은 초지일관 동포사회와 함께한다는 각오였다. 살아 생전 한인 커뮤니티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평생 동지’ 고(故) 김영수(영어명 Rocky Kim) 회장의 정신과 꿈, 그 유산을 잇고자 하는 누이의 열정이 봉사와 헌신의 전부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이수잔 신임회장과 나눈 대화 요약.

- 고 김영수 회장님은 어떤 분이였는지요

락키는 정말 가슴으로 만나야 하는 따뜻한 사람입니다. 남다른 커뮤니티 헌신과 봉사뿐만 아니라, 특히 어렵고 힘든 동포들에 대한 각별한 그의 관심과 사랑은 유별했지요. 당시 어려운 일 당할 때 락키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주류 문제 등 경제적 사안은 물론, 게리락.신디류.마사최 등 정치인 후원과 지지, 한인 커뮤니티의 위상을 높이는데 발벗고 나섰어요. 세 차례에 걸쳐 워싱턴주 한인 그로서리 협회장을 지냈구요. 주류사회에 한인동포 위상을 높이는 일에 앞장섰으며 워싱턴주 한인사회의 단합과 협력을 위해 상공회의소, 한인회, 생활상담소, 한인2세 전문인협회(KAPS) 등을 솔선수범해 섬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지사가 임명한 경제개발 융자국 심사위원, 미국 그로서리협회 부회장, 텍사코 소매업 위원, 아시안 매니지먼트 비즈니스 협회 이사장, 시애틀 경찰자문 위원, ACRS 이사 등 아시안사회와 미주류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약했던 우리 커뮤니티 자랑이지요. 락키의 헌신적 공헌과 평가는 노스웨스트 아시안 위클리 '올해의 인물'(93), KAPS 개척자상(96), 중앙일보 시애틀지사 '사회봉사상'(97), 인터내셔널 이그재미너 Community Voice Award(2000) 등을 수상해 더욱 빛났습니다. 그러나 너무 안타깝게도, 2000년 자신이 운영하던 개스 스테이션에서 강도의 총격으로 희생된 끔찍하고 황망한 락키의 죽음은 내 마음을 새롭게 다져 무조건적인 커뮤니티 공헌의 삶으로 전환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어요. 평생 2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던 혈육 이상의 동지였던 락키가 못다한 꿈과 비전, 그 정신과 유산을 남은 시간 펼치는 것만이 내 진심이고 봉사활동의 전부입니다.

- 워싱턴주 상공회의소 사태를 ‘촉발한’ 선거관리위원장 사퇴 건에 대한 입장을 부탁드립니다

나는 동포사회 평화주의자입니다! 30년 가까이 동포사회 발전을 위해 앞장 서왔습니다. 워싱턴주 한인여성부동산협회 창립 회장.이사장, 한미연합회 워싱턴주 지부(KAC-WA) 이사장,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 이사장,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이사장,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 회장, 한인생활상담소 이사, UW 한국학 살리기운동 등 한 단체, 단체마다 최선을 다해왔어요. 락키 사후 20년동안 단 한 해도 진심으로 봉사의 손을 내려 놓은 적이 없었습니다. 나 좋으라고… 무슨 명예나 출세나 이익 같은 것과는 정말 상관하지도, 바라지도 않았어요. 처신과 무능 운운하고 수군수군하는 뒷말에 책임까지 거론하는 한심한 모습에 당시 상공회의소 상황이나 전개됐던 사실 하나하나, 양쪽 한사람 한사람, 별별 까닭을 있는 그대로 다 밝히면 안되잖아요. 이래저래 속한 단체를 애써 지키려는 침묵과 양보가 무슨 비난받을 일이에요? 그런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고 성심성의껏 일해왔다는 말씀만 드릴게요. 아울러 어느 매체든 일방적으로 커뮤니티의 문제점을 들추고 한쪽으로 편향돼 자기 입맛대로 보도하거나 편가르기식 기사, 커뮤니티의 불화를 암시하는 내용은 가급적 삼가했으면 좋겠어요. 서로 적을 만들거나 척을 지거나 서로 비난하거나 기분 나쁘게 상대를 대하지 말아야 하잖아요. 솔직히 상공회의소나 한인회 건으로 할 말도 많고 사람에 대해 유독 실망도 컸지만, 밸런스 잡는 사람의 열의가 더 앞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한국사람, 한인단체끼리는 무조건 서로 도와줘야 해요. 화합하고 협력해야 우리 커뮤니티의 파이와 파워가 커지잖아요.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한인사회의 이익과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지요. 줏대가 없는 게 아니라, 이젠 밸런스를 유지하고 균형 잡힌 힘을 모을 때가 됐다고 봐요.

- 제기된 포상문제와 관련한 말씀도 듣고 싶습니다

엄격하고 공정한 포상 심사가 한국 정부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2015년 당시 미국에서 유일하게 수상 영광을 안은, 민주평화 통일 자문회의 시애틀협의회장으로서 내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받은 국민훈장 목련장 뿐만 아니라 작년에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으신 이현기 대전 시애틀자매도시 위원회 위원장님도 마땅히 받을 만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이현기 회장님과 같이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평생동안 헌신한 분을 존중하고 그 공로를 치하하는 일이 되레 늦은 감이 있는 거 아닌가요. 왜 여태 상을 받지 못하셨나 따져야 할 일 아닌가요. 누가 받을 만하고 누가 받을 자격이 없다는 판가름보다는 축하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 46대 신임회장으로서 ‘역대 최강 드림팀’ 시애틀 한인회의 위상과 역할은 무엇인지요?

한인사회도 점점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요. 이제부터, 시애틀 한인회도 시대에 맞는 위상을 갖출 때라고 생각해요.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커뮤니티를 위한 한인회, 봉사와 행사의 본보기가 되는 한인회 시스템을 2년동안 제대로 다져나가고 싶습니다.
시애틀 한인회의 산역사, 산증인이며 경륜을 구비하신 한친회 선배 회장님들의 고견과 지혜를 구하겠습니다. 한인사회 내 소통의 장을 마련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기존 한인회관에서 한인커뮤니티센터로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마련, 한국 문화마을(문화촌)과 이민역사 박물관, 김영수 기념관 프로젝트도 다각도로 모색해 보려고 합니다.

대외협력을 40대 젊은 임원.이사로 구성해 시애틀 한인회를 통한 주류사회와의 네트워크도 내실있게 만들어보려고 해요.
오랜 전통의 소통.협력 채널이었던 워싱턴주 상.하반기 단체장 회의도 각 단체의 미션과 비전 논의를 바탕으로 발전적 구도와 협력 체계로 나아가는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겠습니다. 시애틀 한인회의 활약, 기대해도 좋을 거예요.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생각해요.

53주년을 맞이하는 시애틀 한인회장 취임식에서 이수잔 신임회장은 ‘30년 봉사의 명분과 신뢰, 그리고 비전의 동력’을 분명하게 제시할 듯 보인다.
세대 교체 브릿지 역할을 자임하며, 차세대 대모를 자처하고, 한인커뮤니티센타 초석 마련에 뿌릴 디딤 씨앗을 신중히 고르고 있다.
10여년 전 ACRS(Asian Counseling & Referral Service) 건물 212호 컨퍼런스 룸을 락키에게 헌정하는 기념식장에서 워싱턴주 무역개발부 장관. 빌 & 메린다 게이츠재단 최고행정 책임자. 시애틀 시의원. 백악관 국제무역 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마사최가 강조한 말의 또다른 주인공이 그의 ‘평생동지’인 이수잔 회장님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소망으로 인터뷰 글을 맺는다.
“1991년 시의원 첫 출마 때 락키 김이 적극 성원해 당선될 수 있었던 것처럼 고인은 우리 모두에게 분신처럼 도와주고 감명을 줬습니다. 그의 전설적인 헌신은 이제 세대를 이어져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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