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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부적절”…민주당 통일부에 이어 청와대도 해리스 때렸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1/17 03:07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참수대회 참가자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참수대회에 참석해 콧수염을 제거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와 통일부, 그리고 집권 여당이 17일 ‘해리스 때리기’에 일제히 나섰다. 전날 해리 해리스 미국 대사가 남북 협력사업 추진을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다.

먼저 총대를 멘 건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리스 대사를 ‘조선 총독’에 비유했다.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이라면서다. 이어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해리스 대사가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진전 구상에 대해 제재 잣대를 들이댄 것에 엄중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며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배턴을 이어받은 건 통일부였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오전 공식 브리핑에서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개별관광은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남북 간 협력, 민간교류의 확대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마침표는 청와대였다. 이날 오후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해리스 대사 발언에 대한 청와대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남북 협력과 관련된 부분은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북한 개별 관광 허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남북협력 사업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체인 '한·미 워킹그룹'이 있다. 워킹그룹은 관광, 철도 연결 사업 조사, (대북)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18년 11월 설립됐다"며 "나는 한국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워킹그룹을 거친 뒤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별 관광) 여행객의 소지품 중에 대북 제재에 위반되는 품목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나중에 제재를 유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선 워킹그룹에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했다



당·정·청이 일제히 내놓은 입장의 핵심 키워드는 ‘주권’이다. 대북 정책에 대해 정부는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고 했고, 여당은 “내정간섭, 우리 주권의 영역”이라고 했다. 특히 청와대는 해리스 대사의 전날 발언을 "대통령 발언에 대한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와 신년회견에서 밝힌 남북 협력 구상에 대해 미국 대사가 공개적으로 이견을 제시한 건 주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청와대까지 나선 건 (해리스 대사 발언이) 단순 비판이 아니라 국민 주권 침해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에서 "북미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밝혔다. 14일 신년회견에선 “북·미 대화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남북 간에도 할 수 있는 최대한 협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문 대통령 신년사를 기점으로 한국 정부가 금강산 개별 관광 추진 의사를 밝히며 대북 제재 우회로 찾기를 본격화한 데 대해 "대북 제재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각에선 당·정·청이 해리스 대사 발언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섬에 따라 현 정부가 남북 협력 독자 추진을 위해 미국과의 갈등도 불사하기로 가닥을 잡은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성민·정진우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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