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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 칼럼] 마음 약한 사업가, 카네기

인간이 철을 발견한 것은 인류사회를 크게 바꾸었다. 금속으로 만든 제품이 보편적인 시대에 사는 현대인에게는 쉽게 이해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인류 역사에는 석기시대가 있었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도구를 돌로 만들어 썼던 시대가 있었다는 얘기이다. 만물의 영장인 인류가 돌로 도구를 만들어 쓰던 미개한 시대가 있었다니 말이다. 하기야 이것도 도구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다른 동물과 비교하면 과히 혁명적인 발달인 셈이다. 인류 역사에는 공통적으로 석기시대를 지나 청동기시대가 있었고 다음에는 철기시대가 찾아 온다. 물론 철기시대에 이르지 못하고 현대를 맞은 문명도 있다. 대체로 기원전 10세기 전후에 철기시대가 시작했으며, 그 철기시대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대문명에서 쇠붙이가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하기 힘드니까 말이다. 이러한 쇠붙이를 대량으로 생산하여 제왕적 타이틀을 차지한 사람이 있다. 바로 철강왕 카네기이다.

앤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는 13살의 나이에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부모의 이민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가 어릴 때 아버지가 사망하는 바람에 카네기는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어려서부터 일을 하여 가장 노릇을 하다시피 했다. 용광로 화부의 일을 하는 등 고생을 하다가 1853년에는 Tom Scott라는 사람이 운영하던 철도회사의 전신원이 되었다. 이때 돈을 모아 산 농장에서 석유가 쏟아지는 바람에 그는 돈벼락을 맞기도 했다. 그는 평소에 철도의 발달과 더불어 철강업이 발달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1870년 석유에서 번 돈으로 그는 철강 산업에 손을 댔다. 적은 비용으로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제강법을 개발하여, 대량생산을 길을 텄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철강 산업의 번영이 그의 기대처럼 금세 찾아오지 않았다.

그의 경쟁 업체들은 하나둘 철강업에서 손을 뗐지만, 카네기는 자기의 예측이 맞을 것이라고 버텼는데, 아니나 다를까, 1875년부터는 철강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철강의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미국의 경제가 발달하면서 전국적으로 고층빌딩이 많이 들어섰는데, 빌딩의 건축에 철강 자재가 많이 필요했었기 때문이다.

이때 이미 손을 뗐던 철강 업자들이 다시 철강업에 덤볐지만, 카네기를 따라잡을 수 없어 고전했다. 카네기는 고전하는 경쟁 기업들을 헐값에 사들여 철강업의 독점을 이루었다. 일설에 의하면, 카네기도 록펠러와 마찬가지로 무자비한 방법을 이용해 경쟁 기업들을 사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노동자를 착취했다고 노동자들의 단체 활동을 탄압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무자비한 행위는 동업자인 프릭(Frick)이라는 사람이 한 일이며 카네기 본인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여린 마음을 갖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과거의 과오를 뉘우친 때문인지 그는 1901년 J. P. 모건(Morgan)에게 사업을 팔고, 막대한 돈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당시에 갖고 있던 재산의 90%를 사회에 환원했다고 하니 그의 진정성을 믿어줄만하다고 하겠다. 그는 무려 2500개의 도서관을 설립하는 등 사회사업에 모든 돈을 기부했다. 그가 기부한 돈을 현재로 환산하면 2천억 달러가 넘는다고 하니, 그의 막대한 부를 짐작할 수 있다. 그의 기부금으로 마련된 카네기 홀은 음악인이면 누구나 한 번쯤 그 무대에 서고 싶은 꿈의 공연장이다.

카네기가 커다란 부자가 된 당시에는 카네기에 버금가는 갑부도 물론 여럿 있었다. 역사에서는 이들을 싸잡아 ‘날강도 귀족’이라고 별명을 붙여 주었다. 카네기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다른 날강도 귀족들과는 조금 다른 면모가 있다. 그가 남긴 말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부자로 죽는 것은 매우 불명예스러운 일이다.”이다. 그가 지독한 기업인인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재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한 것을 보면, 그가 남긴 말에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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