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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칼럼]흩으시는 하나님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5 15:55

최근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이하 이민자)를 대상으로 사역하는 목사님과 우연히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분의 주장은 이민자들이 내는 세금에 비해 혜택이 훨씬 미치지 못하는 등 한국 정부의 홀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다른 땅에 이민자로서 살아가는 입장에서 조국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슴에 품고 실천의 장으로 척박한 이민자들의 삶에 뛰어들어 그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애쓰시는 이 목사님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성경에서 나그네 또는 이방인으로 표현되는 이민자는 과부와 고아와 함께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가 반드시 각별하게 배려해야 하는 대상이다.

이분과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한국에 들어오는 이민자들을 보살피는 데만 에너지를 집중하기보다, 한국에 사는 기독교인들을 세계 각지로 이민을 내보내는데 에너지를 쏟아보는 게 어떠냐고 엉뚱한 제안을 하게 됐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좁은 한국 땅에서 5천만 명이 북적거리며 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데 대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 들어온 이민자 5백만 명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함께 그 경쟁 판에 뛰어든 셈이다. 물론 이민자들에게 합당한 권리와 인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회와 구성원들이 변화되지 않으면, 갈수록 서로 간에 반목과 부조화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정치적 요인에 따라 이민자 혐오 정서가 비등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한국인 모두가 거듭난 기독교인이 되어, 삶의 태도가 확 변하고 사회제도도 선진화된다면 점차 좋아질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데, 수년 내에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개신교 교세는 위축되고 있고, 도리어 기존의 교회들이 대형화되면서 점점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이참에 기독교인들이 이민자로 흩어지는 선택을 하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며 역제안을 해봤다. 1천만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모두 학벌 쌓기, 좋은 직장 갖기, 부동산투자, 주식투자에서 관심과 몸을 빼내고, 재산을 모두 정리하여 세계 열방 각국으로 투자 이민, 기술 이민, 취업이민을 통해 이민을 가는 운동을 하면 어떨까? 결혼하거나 출산하는 가정에 1억 원을 줄 것이 아니라, 이민 가는 가정에 1억 원을 주면 어떨까?

한국 땅에는 그곳에 남아서 선교할 기독교인 10%만 남기고, 90%인 900만명의 기독교인은 전 세계 각국의 각 지역으로 이민을 간다면 어떻게 될까?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선교의 사명을 안고 한국의 재산을 다 팔아서 외국에 정착하여 그리스도의 이민 사회를 만들겠다는 ‘청교도 정신’에 기반한 이민을 간다면 어떻게 될까? 더 잘 살기 위해 이민을 선택한 사람도 척박한 삶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은혜를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애초 이민의 목적이 다르면, 이민의 과정과 결과도 달라진다. 그것이 미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청교도들의 미국 이주는 유럽 현지 변화가 벽에 부닥친 상황적 요인도 있었지만, 당시의 틀을 뛰어넘는 철저한 역발상이었다. 온전한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자발적인 믿음의 선택이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을 흩으시는 하나님이다. 특히 택하신 백성들이 부르심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일을 벌일 때에는 강제로 흩으셨다. 성경의 바벨탑 붕괴 사건에서, 바빌론 포로 사건에서, 그리고 우리 민족에게는 6·25전쟁 후 북한에서 남한으로 그리고 세계 각국으로 1차 ‘한국인 디아스포라’가 그 증거다. 인간은 뭉쳐서 세력을 키우고 강해지고 싶은 욕망이 있다. 내가 주인 되고 싶은 뿌리 깊은 죄성 때문이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이 아니라면 그렇게 살도록 놔두신다. 방치하신다. 그러나 당신의 백성이 이런 죄성에 빠져서 질주할 경우, 강제로 흩으신다. 그래서 기독교인 공동체는 제대로 정신 차리고 살아 내든지, 아니면 먼저 알아서 흩어지는 것(선교에 열심을 다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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