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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민 칼럼] 적절성 유지하기

적절성이란 어떤 사안에 대한 가장 “알맞는 형편이나 처지” 를 말한다. “알맞다” 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이해해 보면 균형에 대한 심리적 만족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사물에 대해 말 할 때 알맞지 못하면 균형의 부조화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편하고 불만이 표출된다. 사회생활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것은, 여러 이유들이 있겠으나, 대부분 이 적절성의 가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이 적절성을 말하는 구절이 있다. 잠언서에 “가난하여 하나님을 욕되게 하지 않도록, 동시에 배가 불러 하나님을 모른다 할까 하여 필요한 양식으로 살게 하소서”(잠언30:7-9 ) 라는 말씀이 있는데, 결국 적절함을 가르치는 말씀인 것으로, 동양의 중용사상과 같은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그야말로 ‘알맞음’을 말한다. 부족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또는 지나쳐서 부족함 만도 못한, 오히려 가치를 저하시킴으로 알맞음의 이치를 깨는 그런 상태가 아님을 말한다.

성경이나 유교경전이 이런 이상주의적 철학을 가르치게 된 것은 인간들이 그 이치를 모르거나 무시하므로 불평이나 불만족한 삶으로 고뇌속에 살고 있음을 보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려하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적당하다는 말은 거기에서 파생되는 예기치 못한 다양한 극한적 불편을 말한다. 그래서, 인간 정신이나 사회생활을 평안하게, 그리고 모자라는, 또는 넘쳐서 불필요함을 낳아 가치 저하를 불러오게 하는 것으로 부터 벗어나서 알맞는 생활을 하여 평안함을 추구하며 살도록 하게 한 것이다.

그런 삶의 교훈이 있음에도 우리 사회를 보면 적절성이 무너져 삶이 각박해지고 척박해져 가는 모습이다. 모자라서 아우성이고, 쓸데없이 넘쳐서 그 폐해가 불만족을 생산하고, 그런 결과로 질서가 어지럽다. 특히 사회와 정치면에서는 양극화 (Binary Opposition), 즉 극한 대립으로 인한 상호 충돌 직전에 있는 상황이다. 추호의 자비도 없는 양비론이 심하게 나타나 있다는 말이다.



조금만 반대적 입장이면 완전 적으로 몰아가는 극한 사고 방식이 오늘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회를 불편하게 만든다. 한국 정치사회를 예로 든다면, 관련사항이 아님에도 반대파를 ‘빨갱이’라 하여 이념의 굴레를 씌워 낙오자로 만들려 하는가 하면, 반대로 “수구꼴통” 으로 몰아 시대에 뒤떨어져 정말 상대할 대상이 아닌 것으로 대하는 태도가 정도를 넘어 너무 심화되어 있다.

이 적절성에서 벗어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그것은 불균형으로서 부적당함이 나타나게 되는데, 모자라면 뜻을 이루기 어렵고, 지나치면 이룬 뜻 망치기가 쉽다. 인간 삶에서 개인적으로 부족하면 비굴해져 가고, 탐욕이 지나치면 갑질하게 된다. 정치 적으로 말하면 정치 철학이 모자라면 나라가 발전 할 수 없고, 지나치면 쓸데 없는 극한 대립을 낳는다. 개인이든 나라든 극한 대립은 엄청난 마찰, 충돌, 그로 말미암아 살육이나 나아가 전쟁같은 파국을 맞게 한다. 이렇게 충돌로 가지 않도록 하게 하는 이론이 중용사상과 유사한 적절성인 것이다.

어쨋든, 이러한 극한적 대립구도가 국가와 국민, 그리고 사회를 양분화 하여 극단적인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 주장이나 사상, 철학의 과욕이라 말 할 수 밖에 없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죽기 아니면 살기’의 극한 자세가 애국심을 잃게 하고, 경제의 부정을 가져오고, 정신적으로나 감정의 일치된 사회가 아닌 분열의 사회를 만든다.

그런 요인을 일으키는 자들은 정신좀 가다듬어야 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적으로 몰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넘치면 부족함만도 못하다는 중용사상에 빗대어 보면, 남을 극한으로 몰아 무너트리는 자는 자기자신도 언젠가 그렇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의 신념이나 논리는 지키되 극단으로 치닫지는 말아야 안정된 사회생활을 하게 하는 일에 기여 하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중용이나 적절성이 이 시대상황에 진지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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