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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금식 칼럼] 트럼프 대통령의 등긁기 정치



요즘 미국 사회가 구조적인 균형성을 잃어가고있다. 다수 인종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인종 그룹들간의 융화성이 사라지고 있다. 극단적인 백인 우월주의가 고개를 들고있다. 정치적으로 볼 때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점차 사상적으로 극단적인 틈이 생기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자산(Wealth) 소유 계층의 양분화가 심해지고 있다. 특히, 사회학자들은 근간에 더욱 심해지고있는 계층 양극화 추세를 우려하고 있다. 양극화는 사회 불균형을 초래하는 기초적 요인이되기 때문이다.
사회계층이란 사회 구성원들의 자산 소유 정도에 따라 상하로 배열되어있는 양상을 말한다. 이를 크게 상층, 중층, 그리고 하층으로 배열하여 볼 수 있다. 이러한 계층의 상하 분산 형태에 따라서 그 사회의 장기적인 안정성이나 불안정성을 예측할 수 있다. 상층이나 하층 분포에 비해 중산층의 폭이 넓어지면 그 사회의 안정성과 계층간의 융화성을 예측할 수 있다. 반면, 중산측의 폭이 좁아지고, 상층과 하층의 거리가 멀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 그 사회는 정치적 안정과 사회적인 융화성을 잃어 가는 경향이 있다. 요즘 미국 사회가 그렇다. 지난 수년간 계층구조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중산층이 양분화 되어 소수는 상층으로 올라 가고, 다수는 하층으로 하락해 중산층의 폭이 종전에 비해 좁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자산의 소유 분포 즉, 빈부의 차이에 기인하는 자산불균등(Wealth Inequality)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연방준비은행이 미국의 총자산축적(Wealth Accumulation) 현항을 발표했다. 작년 10월 현재 미국 가계의 총자산이 107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7-9월)만 하더라도 자산이 2.2조 달러나 증가했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미국 가계 자산의 증가에 대해 주택 가치 상승과 주가 상승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일년간 주택 가격은 9% 올랐고, 주식은 연평균 10% 상승했다. 지난 2년간 주식투자 수익률은 28%에 달했다. 이 두가지 종류의 자산증가는 사회계층과 큰 관계가있다. 중상층 이상에 위치한 가구일수록 주택소유율이 높고, 주식투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근간 미국 국민들의 자산 축적은 중상층 이상의 계층에서 뚜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버클리대학의 임마뉴엘 사에즈(Immanuel Saez)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 최 상위 1% 계층이 미국 총자산의 40%를 소유하고 있고, 상위 10% 가구가 미국 총자산의 75%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 90%의 가구들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 총자산은 25%에 불과하다. 이처럼 미국의 가계 자산 소유 분포가 상위 계층으로 집중되면서 다수의 중하층 가구의 자산소유율은 상대적으로 줄어 들고있다. 2017년 퓨연구소(Pew Research Center)의보고서에 의하면 이러한 중산층 축소 현상은 종래 중산층 계층의 교육수준과 함께 단순노동에서 전문적 기술노동으로의 전환도에 주로 기인한다.
피터 드럭커(Peter Drucker)가 지적한 바와 같이, 근래 산업사회가 지식사회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적인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전문 교육과 기술 수준의 향상이 필수적이다. 연방 노동부의 한 통계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의 2015 년 연 소득은 비대학졸업자에 비해 50%이상 높을뿐 아니라 연평균 임금 차이로 인해 평생 소득도 100만달러 이상 차이난다고 한다. 지난 2009년 미국 경제 침체이후 대졸자들은 새로 창출되는 지식산업분야에 흡수되거나 독자적인 직업 개발을 통해 중산층에서 중상층으로 상승했으나, 비대학 졸업자들과 비전문 노동층은 취업기회가 제한 되거나 임금 감소, 실직률 상승으로 연 소득이 30%나 감소해 중하층 또는 하층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야기되었다.
미국 사회의 자산 축적 추이를 보면 역사적으로 비백인들에 비해 백인들이 상위계층을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이를 근거로 백인들은 일반적으로 비백인 인종들에 비해 상위계층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할뿐 아니라 암묵적인 사회특권(Social Privilege) 의식을 가지고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중산층의 폭이 줄어들면서 중하층에 머물러있거나 더 아래로 밀려나는 백인들은 자신들의 사회계층 위치가 비백인 인종으로 부터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지난 2007년 시작된 경제 침체로 백인들 특히, 중산층 백인들은 35-45%의 자산 손실을 보았다. 이로 인해 중하층으로 전락한 백인들은 자신들의 위축되고 있는 계층위치에 대한 심리적인 일탈(Anomie)감에 휩싸이게 되고, 정치적인 탈출구를 찾으려 한다. 그리고 그 탈출구를 바로 비백인 그룹으로 돌리려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처럼 중산층에서 정체돼 있거나 하락하고 있는 백인들의 계층 소외감을 이용해, 새로운 기술개발과 그에 필요한 교육 정책을 시행하기보다는 가시적이며 즉흥적인 문제해결을 시도하려고 한다. 소외된 백인들의 등을 긁어주는 포퓰리즘(Populism)에 편승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미국 사회를 형성하고있는 다수 인종들간의 관계를 악화시킬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인종들간 사회적 불안감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미국 민주주의(Democracy)의 질서와 기반이 흔들리지 않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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