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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토하고 괴로운 반복, 식이장애 극복 요령은

허겸 기자
허겸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3/22 16:45

미국인 3000만 명 크고 작은 증상
‘고칠 수 있는 병’ 깨닫는 게 중요
“혼자 있지 말고 규칙 지켜야 도움”

컬럼버스주립대에 다니는 여대생 메건 히긴스(21)는 12살 때 처음으로 자신에게 식이장애 증상이 있음을 알게 됐다. 부모의 이혼으로 충격을 겪은 뒤부터 음식물 섭취 조절이 안 됐다고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도 증상은 없어지지 않았다. “내 주변의 어떤 일도 조절하기 어려웠어요.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음식물을 원대로 먹는 것뿐이었죠.” 그녀는 언제나 외톨이라고 느꼈다. 식사할 때도 다른 일을 할 때도 늘 혼자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더욱 증상이 악화됐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끼친다는 것을 인지했을 무렵이다. 그녀는 음식을 멀리할 자신도 의지도 없었다. 그래서 먹은 것을 토하는 일을 반복했다. 물론 괴로웠지만 섭취 조절이 안 되는 탓에 끊임없이 음식을 먹었다. 체중이 늘었지만 적어도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는 자괴감을 덜 수는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체중이 줄기보다는 얼굴빛이 창백해지고 얼굴이 붓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버지가 알아차린 어느 날 메건은 울음을 터뜨렸다. 자신만의 비밀이 탄로 난 것 같다는 마음에서였다. 아버지는 딸을 데리고 렌프류센터를 찾아 통원치료를 시도했다. 그곳은 애틀랜타 샌디스프링스에 있는 미국 최초의 주거용 식이장애 치료센터였다. 전문가들은 메건을 2주간 관찰한 뒤 그녀가 규칙을 자주 어긴다는 사실을 알았다. 센터에서 정해준 식단으로 식사해도 집으로 돌아가 토한다는 것이다.

메건 히긴스(왼쪽)와 로라 맥로건 디렉터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AJC 캡처]

메건 히긴스(왼쪽)와 로라 맥로건 디렉터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AJC 캡처]

센터는 플로리다에 있는 산하 주거시설로 옮겨볼 것을 권유했고 이렇게 입원한 그녀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했다. 혼자 내버려 두지 않으려는 조치였다. 그녀에게 차도가 생겼다. “(폭식을)억지로 멈출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어요. 그(폭식)것 없이 생존하겠다고 마음먹게 됐죠. 마침내 병(illness) 없이 살 수 있음을 깨닫게 됐고 대처하는 요령들을 (터득하고) 발전시키게 됐어요.”

5주 만에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집으로 돌아온 메건에게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억지로 음식을 먹지 않으려 억제하거나 힘겹게 토하기보다는 자신에 대해 크게 말하고 남들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근심하지 않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2015년 졸업식 날 그녀는 학급 리더로서 졸업생들에게 자신의 인생에 찾아온 변화에 대해 연설하는 영예스러운 순간을 맞이했다. 그러면서 “식이장애를 키우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비밀주의”라며 “떠벌릴 필요까진 없지만 숨기지 말고 편안하게 그 점을 이야기할수록 상태는 더욱 호전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졸업식이 끝나고 학 여학생이 그녀에게 찾아와 “너무 듣고 싶었던 얘기”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식이장애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거식증 또는 음식을 끊임없이 섭취하는 폭식증을 아우르는 용어다. 식생활 장애가 정신질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신상담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대부분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이 증상은 때때로 과체중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자존감이 낮아지면서 이른바 ‘먹토(먹고 토함)’를 반복하는 괴로운 과정이 이어진다. 위장장애와 골다공증 등 신체에 영향을 주고 더 나아가 정신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면도 없지 않다.

크든 작든 식이장애를 겪는 미국인이 3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이 22일 보도했다. 이들 대부분이 당혹스러운 경험을 이어가면서도 현실을 부인하면서 치료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고 한다. 또 많은 이들이 사회적 또는 재정적 도움을 얻지 못해 언감생심 치료를 꿈도 꾸지 못한다.

샌디스프링스에 있는 렌프류센터의 로라 맥레인 디렉터는 “식이장애는 폭식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음식 섭취를 전혀 하지 못하는 거식도 발견되며 다양한 형태로 전개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폭식을 하게 되면 보상심리 때문에 토하거나 (과도한) 운동 또는 섭취물을 배출하기 위한 설사제를 복용하는 일이 뒤 따른다”고 했다.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4일은 ‘미국 식이장애 인식 주간(National Eating Disorders Awareness Week)’이었다. 레프류센터 재단은 식이장애로 고통받는 여성들이 스스로 병을 자각하고 고쳐야 한다고 용기를 북돋을 수 있도록 “그게 바로 나야(This is ME!)”라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레프류재단의 아드리앤 레슬러 부사장은 “소녀 또는 여성들은 스스로 인식하는 자기 자신보다 남들이 날 어떻게 볼까에 맞춰 자신을 재단하는 일들이 많다”면서 “자아를 외면할수록 자신의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반드시 고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응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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