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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추방당하면 어떡하죠”

조현범 기자
조현범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2/26 16:18

도라빌 히스패닉 밀집 아파트서 주민회의...존 킹 경찰청장 “신분 묻지 않아”

지난 24일 구 한인타운인 도라빌 중심가에서 불과 반마일 떨어진 ‘자스민’ 아파트. 이날 저녁 이 아파트 클럽하우스에는 히스패닉 주민 150여명이 가득 들어찼다. 주민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이날 주민회의는 도라빌 경찰청이 주최한 것이다. 2주 전 입주민의 절반이 불법체류자인 이 아파트에서 ICE가 기습단속을 벌여 수십 명을 잡아갔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주민회의를 소집한 입주자 비아트리스 씨는 “그날 이후 이곳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은 ICE가 두려워서 스쿨버스 정류장에 자녀들을 마중나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회의를 소집하기까지 문을 일일이 두드리면서 입주자들에게 회의 내용을 알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본지가 도라빌 경찰청장과 히스패닉 미디어 등에 확인한 결과, 당시 ICE 단속은 헛소문으로 드러났다. 관계자들은 “ICE가 이달 들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60여명을 체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 ‘자스민’ 아파트에서는 어떤 단속도 없었다”고 말했다. 누군가가 통상적인 도라빌 경찰특공대(SWAT) 훈련을 ICE 단속으로 착각해 미디어에 알렸고, 해당 미디어의 기자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상에 이를 알리면서 발생한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ICE 단속이 헛소문인 것이 밝혀졌지만, 아파트 입주자들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회의를 주최한 존 킹 도라빌 경찰청장은 이 자리에서 “‘라 초따(경찰을 뜻하는 멕시코 속어)’를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경찰은 (신고자나 피해자의) 신분을 묻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경찰 등 사법기관 전반에 대한 불체자들의 두려움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는 게 도라빌 경찰의 판단이다. 이날 회의장을 찾은 나이샤 데라크루즈(피치트리 차터 중학교) 양은 “지난 주에도 한 급우의 부모가 추방을 당했다. 친구는 과제를 못한 것은 물론, 수업에도 집중하지 못한 채 울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히스패닉 급우들 사이에서는 모이기만 하면 부모님이 추방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섞인 이야기들을 나눈다”면서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공포의 원인은 열심히 일하고 정직하게 살더라도 ‘추방’에서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최근 텍사스와 콜로라도주에서는 지역 법원에 사복을 입은 ICE요원들이 나타나 전혀 상관없는 문제로 출석한 불체자들을 체포했다. 또 뉴욕 케네디국제공항에서는 ICE 요원들이 샌프란시스코발 비행기에서 내리려는 탑승객 전원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26일 뉴욕타임즈는 17명의 현직 ICE요원들을 인터뷰한 기사에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는 갱단원이나 범죄자를 우선추방하고 다른 사람들은 놔둔다는 원칙이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이민단속의 부정적인 여파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도라빌시에서는 히스패닉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무장 강도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은행을 이용하지 못해 다량의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만, 강도를 당해도 경찰이 무서워 신고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킹 청장은 “연방 기관들의 요청에는 협조하겠지만, 커뮤니티를 보호하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며 “주민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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