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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다이크가 풀려난다면…

12일 현재 10명의 배심원이 선정됐다. 5명이 백인이고 1명의 흑인, 3명의 히스패닉계, 1명의 아시안계다. 나머지 2명과 후보 4명을 더 선정해야 한다. 피고 측 변호인단은 그들에게 주어진 7차례의 배심원 거부권 중 5번을 이미 썼다. 시카고 트리뷴 보도로는 흑인 3명, 히스패닉계 여성 1명, 아시안계로 보이는 남성 1명이다. 백인은 없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배심원 선정작업이 비교적 빨리 진행 중이다.

2014년 발생한 라쿠언 맥도널드 사건은 2015년 경찰의 비디오 공개를 거쳐 이제 제이슨 밴 다이크 사건으로 전개되고 있다. 도망치려고 몸을 돌린 17세 흑인소년에게 16발의 총탄을 날린 뒤 ‘정당방위’라며 이를 은폐하려던 사건이다. 피해자는 흑인 소년, 가해자는 백인 경찰. 누구도 쉽사리 말하지 못하지만 흑과 백, 인종 이슈가 여기에 담겨있다.

검찰 측은 피고인 변호인단이 배심원 후보로 질문을 받던 한 흑인청년을 심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배제했다면서 피고 측이 인종재판으로 몰고 가려 하고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12명의 배심원 선정은 의외로 빨리 끝날 것 같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쿡카운티 밖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피고 측에서 배심원 구성상 재판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일반재판을 요구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단 이 권리는 배심원 선서가 끝나기 전 까지만 유효하다.

예상을 해 보자. 우여곡절 끝에 배심원 재판이 이루어지고 평결이 무죄나 불일치로 나오면 밴 다이크는 풀려 나온다. 배심원 다수가 백인이다. 비디오를 보면 과잉방어를 넘어 끔찍한 살인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평결을 끌어내기까지의 과정에서 배심원의 인종 구성문제가 계속 불거질 것이다.



'사건은 밤에 일어났다. 소년이라지만 17세면 신체적으로 성인이고 손에 뭔가 들고 있었다. 경찰의 움직이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달아나려 했다. 13년 경력의 베테랑 경찰관은 겁이 났다. 손에 든 것이 칼인지 총인지 순간적으로 구분이 가지 않았다. 움직이는 순간 방아쇠를 당기고 또 당겼다.’

이쯤 되면 기시감이 들지 않겠나. 할리우드 영화 같았던 OJ 심슨 사건에서 그는 평결 불일치로 풀려났었다. LA지역 4.29 폭동의 도화선이 된 로드니 킹 사건은 더욱 흡사하다. 한 무리의 백인 경찰관들이 교통단속 중 흑인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구타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뉴스에 방영된 이후다. 이들이 배심 재판에 회부된 것 까지는 밴 다이크 사건과 같다.

사건발생 1년 후인 1992년 4월 29일 배심재판에서 이들이 무죄평결을 받고 풀려나자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폭동의 피해는 고스란히 LA 한인사회가 입었다. 지역적으로도 인접해 있었지만 평결 전까지 미국언론이 로드니 킹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했던 ‘두순자 사건’을 자주 보도한 것이 한인 피해를 더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두순자 사건은 1991년 한인가게에서 주인이 흑인 소녀를 총으로 살해한 사건이다.

밴 다이크는 6건의 1급살인, 16건의 중폭행, 1건의 직권남용으로 기소되었다. 요란하긴 해도 결국 한가지다. 살인이냐, 아니냐. 그가 무죄든 평결 불일치든 풀려난다면…. 그 파장은 현재로서는 예상이 어렵다. 그렇다고 유죄로 단정짓고 그리로 몰고 간다면 법치가 아니다. 고단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밴 다이크 재판은 그런 사건이다. <편집국장>


도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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