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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시카고 이민 46년 이찬희씨

“모든 일에 감사하지요”

하와이를 거쳐 친구가 있던 LA로 가려던 이찬희(사진)씨는 1973년 시카고 로렌스 거리의 한 아파트에 이민 가방을 풀었다.

고향 부산에서 부인, 두 아들과 함께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1년 전 이미 비자를 받았지만 서점과 당구장 등을 운영하며 나름대로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간호사였던 아내의 결정을 존중, 가족이 함께 갈 수 없는 서독 파견 대신 미국행을 선택했다.

이 씨는 몬트로스 길에 있는 와이어 제조회사에서, 부인은 간호사로 2년 정도 일한 뒤 식당을 차렸다. 자신의 이름을 딴 ‘Chan’s Chopstick’이란 냉면, 곰탕 전문이었는데 당시 한인사회에서 ‘깎두기집’으로 유명세를 탔다. 5년 뒤엔 데이먼 길의 핫도그 가게를 인수해 지금까지 40년 이상 운영하고 있다.

“1979년 시작했는데 당시 초등학생이던 손님이 의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거나 운동선수가 되어 찾아옵니다. 타 주에서도 방문하죠. 옛 이야기를 하면서 웃음꽃을 피우는 재미가 있어요.”



이찬희씨는 부산에서부터 테니스를 쳤다. 시카고에서는 올림픽 테니스동우회에 가입, 30년 이상 회장직을 맡았다.

4년 전 상처한 그에게 장성한 두 아들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큰 아들은 푸에르토리코에 거주하는데 IIT를 나와 건축설계사로 일한다.

디어필드에 거주하는 작은 아들은 레인테크 고교를 나와 SIU를 다녔다. 고교 시절 테니스 챔피언을 지내기도 했다고. 브로드웨이길에서 크리스피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데 가업을 잇기 위해 핫도그 가게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두 아들과 며느리들, 그리고 우리 부부 등 6명이 가족 테니스를 치던 시절이 그립다”는 그는 지금은 손녀들이 함께 한다고 말했다.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는 그는 테니스 이외 축구, 야구, 탁구, 피클볼까지 다양한 스포츠를 즐긴다.

어느 새 여든을 넘긴 그는 이민 초기 후회막급이었다고 회고한다. “잘 나가던 비즈니스를 접고 말도 안 통하는 타국에 온다는 것이 기쁘지만은 않았어요. 와이프의 제의에 이민보따리를 싸게 되었는데…. 지금은 모두 감사하지요.” 한국말을 사용하는 며느리들과 할아버지와 있을 때는 반드시 한국말을 사용하는 손녀들 덕분에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그는 매주 약속교회에 출석,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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