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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차별을 넘어서

차별은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차별을 극복하는 길은 차별한 사람보다 더 나아지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세상 어느 곳에도 차별은 존재한다. 가진 자와 없는 자, 이룬 자와 못 이룬 자, 잘난 사람 못난 사람, 피부 색깔, 출신 나라와 종족, 언어에 이르기까지 인간에 대한 평가와 그 사람이 받는 대우는 천자만별이다. 차별은 차별을 만든다. 차별 받아 본 사람이 차별을 더한다. 미 곳곳에서 벌어지는 한국사람과 흑인 간의 갈등이 그 예다.

같은 하늘 아래 살며 알게 모르게 당하는 크고 작은 차별을 맞장 떠서 이길 수 있다면 그렇게 하라. 누구를, 무엇인가를 밟고 성공 하는 것은 정작 이기는 것이 아닐 수 있다. 밟힌 사람이 또 밟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무너트리지 않고 점령 하지 않고 비굴해지지 않고 나는 뭉개고 비비는 쪽을 선택했다. 차별을 역이용 했다. 유대인과 백인들이 점령한 세계미술 시장에 단아하고 가장 한국적인 여자의 모습을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이름 ‘이기희’ 석자 적힌 이름표 가슴에 달고 백인들이 족자나 병풍에서 보았던, 새까만 생머리 뒤로 쪽진 가장 한국적인 우아한 여인의 당당하고 창의적인 이미지 창출에 성공했다. 학창시절 왈가닥의 수장이었던 내 모습을 기억하는 친구들에겐 콧방귀 끼도록 웃기는 일이지만.

“너는 내가 아는 한국 사람들 중에서 제일 예의 바르고 멋지고 다르다”라는 칭찬 아닌 찬사에 속아서는 안 된다. 그건 한국사람을 얕보고 까는 말이다. 니네 종족은 버릇없이 무례하고, 공공장소에서 큰 목소리로 떠들고, 질서가 없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으며 준법 정신이 부족하고, 불리해지면 소리부터 지르고, 잘난 체 하고 인내심이 없으며, 무식하다는 말을 돌려치기 한 것에 불과하다.

차별은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하거나 둘 또는 여럿 사이에 차등을 두는 것을 말한다. 합리적 이유 없이 종교, 장애, 나이, 신분, 학력, 성별, 외모, 성적 지향, 인종, 국적, 나이, 이념 등을 바탕으로 불이익을 주는 행태다. 차별의 가장 근원적인 원인은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편견에서 비롯된다. 편견이나 차별의 부당성을 인정하고 세계평화와 인권, 인간의 평등과 자유수호를 외치는 백인들의 겉 다르고 속 다른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은 자기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집단보험 의식에 기인한다. 힘이 없고 경쟁의 여지가 없는 집단은 통제할 필요가 없다. 유색인종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의 근원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자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하나만 보면 열을 안다’는 차별을 일반화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일반화란 개별적인 것이나 특수한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되는 것을 말한다. 차별의 많은 부분은 인식의 결함, 범주화된 지각(Categorical Perception)과 일반화의 오류에서 발생한다. ‘백인은 겉은 희고 속은 까맣다’는 인식의 혼란은 차별을 가중 시킨다. 내 자전에세이 ‘여왕이 아니면 집시처럼’ 표지에 ‘꿈은 꿈꾸는 자의 몫이다. 네 아름다운 꿈을 가로막는 어떤 것들과도 타협해선 안 된다.’라고 적혀 있다. 나는 꿈을 꾼 게 아니다. 주류사회에서 차별을 끌어안고 살아남은 흔적이 꿈의 기록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꿈의 흔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윈드화랑대표·작가)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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