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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미국의 이민 종교기관의 4가지 특징들

나무를 새로운 토양에 옮겨 심을 때 같은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기를 기대합니다. 그럼에도 보이지 않은 뿌리는 다른 토양에 적응하느라 무진 노력을 기울입니다. 새로 이식된 나무처럼 이민자들의 종교는 미국이란 토양을 만나 영향을 받고 변화하고 일반적인 특징을 가집니다.

첫째,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들은 종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종교기관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고국에서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교회나 종교기관에 출석하고, 예배와 종교적 활동은 물론 교리에도 더 충성된 태도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개신교인 전체 인구의 20%가 넘지 않지만, 미국의 한인들은 훨씬 높은 비율을 가집니다.

이러한 현상은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고, 종교의 순기능에 사회적 합의가 있는 미국적 환경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비단 기독교뿐 아니라 인도의 힌두교, 베트남의 불교, 아랍권의 이슬람교 이민자들 가운데서도 그 종교적 관심이 증가합니다. 이민을 통한 종교적 관심의 증가는 새로운 종교를 선택하게도 합니다.

둘째, 이민자들의 종교기관은 민족적 정체성을 지키는 중심을 겸하게 됩니다. 멕시코 출신의 신자들이 모인 성당은 고국의 신앙을 옮겨 오길 원하고, 희랍정교회 교회에는 그리스 출신 이민자들이 함께 모이는 이민 사회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근처의 아르메니아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예배에 참석한 인원보다 예배를 마치고 만찬에 참여하는 인원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와 같이 이민교회는 문화적 유산을 지키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민교회에서 고국의 음식을 나누는 일과 자녀들을 위한 모국어를 가르치는 일 등은 종교기관의 활동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고국의 교회들은 환경과 시대에 따라 변화를 겪고 있는 동안에도, 이민교회들은 그 신앙의 내용과 전통에 대해 더욱 보수적인 경향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셋째, 이민자들의 종교기관은 그 해를 거듭할수록 미국적 환경의 영향으로 점점 더 개인주의적이고 실용적인 실천들이 나타납니다. 이민자들의 종교기관은 상대적으로 고국의 지도력이나 위계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이 됩니다. 단일 교회나 사찰이 결정할 수 있는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아시아의 불교 수도승들이 미국에서는 컴퓨터와 승용차를 통한 포교활동에 익숙해지고, 다른 종교들도 주일학교와 학생 수련회 등을 운용합니다. 종교기관에 참여하는 평신도들의 지도력이 커지고 민주적인 절차가 늘어나는 것이 미국에 정착한 이민 종교의 특징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민자들은 민족적(ethnic) 종교기관으로 발전합니다. 고유한 언어를 사용하며 고국의 전통을 중시하는 이민자들의 종교기관은 심리적 고향과 사회적 활동의 중심이 됩니다. 신앙과 종교활동 이외에도 같은 이민자들을 만나고, 명절을 축하하며, 공동의 관심사에 대응하는 사회적 기관의 역할도 담당합니다. 그러므로 이민자들의 모여 사는 거주지에는 제일 먼저 종교기관을 세우고, 이민사회를 위한 활동을 담당합니다.

미국에 정착한 이민 종교기관이 가지는 특징들이 한인교회에서도 쉽게 관찰될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고국보다 더 열심히 모이고, 이민 사회에 주고 받는 영향력도 더 큰 듯합니다. 한편으로는 다른 민족의 교회나 종교에 비해 미국 환경에 따른 변화의 폭이 크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 한인교회는 1세 이민자들의 주류를 이루고, 고국과 연결된 네트웍의 발달도 그 원인이 됩니다. [사랑 커뮤니티 교회 담임, McCormick 신학교 겸임교수]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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