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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빛이 되는 사람들

미얀마는 정부를 뒤엎고 세력을 잡은 군부에 대항해서 평화시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총격이 행해지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해있다. 젊은이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팔에 자신의 이름과 혈액형 비상 연락처 등을 적은 채 독재자에게 항거하여 데모에 나선다는 처절한 소식이 들려온다. 미얀마의 상황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취루탄과 실탄과 고문의 소용돌이 속에서 꽃잎처럼 져내리던 삼십여년 전까지의 수십년 독재를 상기시키기에 가슴 절절한 애통함으로 공감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탈취하고 이익을 도모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은 장막 같은 어둠과 함께다. 어둠 속에서 악을 행하는 자들이 폭력과 협박으로 양산해내는 강력한 통치수단은 두려움이다. 인생살이에서, 관계에서, 그리고 신앙여정에서 악의 하수인이 되거나 무기력한 피해자로 남지 않으려면 두려움을 맞대면하는 용기가 필수적이다. 두려움을 대면하고 그 정체를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어둠의 편리함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신들을 빛 가운데로 인도하려는 사람들이나 어둠을 밝혀주는 이들을 뼛속까지 증오한다. 자신들이 어둠과 연대하여 숨겨둔 한자락 양심의 일면을 일깨우는 그 어떤 언사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파괴의 대상으로 삼는다.

들으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내용, 생각하면 불쾌해지는 대상이 있다면 누구도 예외 없이 자중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비난의 화살을 날리기 전에 먼저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 보라는 신호로 받아야 한다.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채 순간순간 무심히 내리는 소소한 모든 결정이 빛과 어둠의 양대 세력 중 하나로 흡수된다. 마음의 중심을 잡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침 없이 생각을 바르게 지키는 것은 운명처럼 중요하다. 자신에게서 드러나는 초조함, 평범함, 부족함이 줄줄이 엮어져 나오며 불만족하고 우울해져서 낙담하게 되는 사고의 패턴은 달리 헤아려보면 열손가락이 모자란 축복의 내용을 망각시키기에 충분하다. 부정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의 마음상태는 정전사태를 맞듯 어둠으로 채워진다.

발달장애자들과 함께 사는 라쉬(L’Arche) 공동체를 창시한 진 베니어는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어서 땅에 묻히고 묘비명 하나만 남기는 공통된 운명을 가졌는데 왜 굳이 다른 사람들보다 나아보려고 애쓰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또 무덤 앞의 묘비명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없어지고 우리는 모두 잊혀져 갈 것이다고 썼다. 끝이 보이는 길을 행군하는 인생은 과정이 곧 목적임을 깨닫게 해준다.



사순절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오는 빛으로 우리의 마음을 조명하고 깨끗케 하는 계절이다. 그 말씀은 곧 예수를 가리키며, 예수는 요한복음 (12:46)에서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 무릇 나를 믿는 자로 어둠에 거하지 않게 하려한다”고 했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고 가르쳤다.

미얀마의 19세 소녀가 사람들을 위협과 거짓말로 속이는 어둠을 대면하고 대항하다가 총탄에 쓰러졌다. 그 소녀는 어둠으로 덮힌 미얀마를 밝히는 빛이 되었다. 양심을 지키며 생명을 태워서 빛이 되는 사람들-미얀마의 어둠이 하루 속히 물러가기를 기원한다.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 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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