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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 요즘 시카고

앞으로 일주일 간의 시카고 날씨를 확인하려고 스마트폰 날씨 앱을 봤더니 앞으로 일주일 연속 천둥번개에 비가 예보된 것이 보였다. 최근 며칠간은 기온이 올라갔다가 폭우가 쏟아지는가 하면 몇분만에 금방 그치고 다시 쨍쨍한 날씨가 이어지곤 했다. 지난 겨울에는 무척 춥더니 여름에 들어서는 비가 많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생각해보면 올해는 시작부터 그랬다. 지난 1월30일과 31일 체감기온이 화씨 영하 40도대를 기록하면서 혹한이 시카고를 뎦쳤다.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강력한 혹한을 경험하면서 사람들은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추억을 하나씩 간직할 수 있었다. 바깥에서 뜨거운 물을 공중으로 뿌리면 연기와 함께 사라지는 챌린지를 할 수 있었고 집밖으로 나가자마자 코 끝이 찡하고 코털이 어는 느낌도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혹한과 함께 눈도 자주, 많이 내렸던 겨울이었다.

봄이 되자 비가 많이 내렸다. 5월 시카고의 평균 강수량이 3인치 정도지만 올해 강수량이 9인치 가량이었다니 3배 정도 많은 비가 온 셈이다. 요즘도 다운타운 미시간 호변에 가보면 평년보다 호수 수위가 높아진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운타운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잘 보이는 애들러 천문대 인근이 대표적이다. 평소 같았으면 계단의 제일 아래쪽, 호수와 만나는 곳은 사람들이 걷거나 조깅하기 좋을 장소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시간 호수물이 찰랑찰랑 거리며 잔잔한 파도가 친다. 이는 곧 시카고 강변에 들어서 있으면서 각 층의 테라스가 미시간 호변의 파도를 연상시킨다는 지니 갱의 건물, 아쿠아를 연상시키곤 한다. 최근 전세계 투어 프로그램중에서 2위를 차지했다는 건축투어를 통해서도 미시간 수면의 상승을 체험할 수 있다. 시카고 강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호수로 나가기 위해서는 네이비피어 인근의 이중 갑문(lock)을 통과해야 하는데 지난 주말 유람선을 타보니 평소보다 호수면이 갑문 상단까지 넘치고 있었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미시간 호수 수심이 낮아졌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몇년만에 평년 높이를 회복한 것이다.

올해 시카고에 강수량이 많았다는 것은 다른 통계 자료가 증명하고 있다. 즉 올해 6월27일까지 0.01인치 이상 강수량을 기록한 날이 83일이었는데 이는 기상 관측이래 두번째라고 한다. 1878년에도 올해와 같은 83일을 기록한 적이 있었으니 시카고에서 141년만에 눈이나 비가 자주 내린 해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말은 목요일부터 시작된 90도 이상의 날이 나흘 연속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최근 며칠간만 봐도 고온에 습도가 많은 날이 이어졌는데 주말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90도 이상의 날이 이틀 이어진 것은 가장 최근이 지난해 9월4일과 5일이었다. 또 사흘 연속 이어진 것은 지난해 8월이 마지막이었으니 실로 오랫만에 고온 날씨가 시카고에 나타나는 것이다. 이래저래 2019년은 날씨와 관련된 얘기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혹한이나 폭설, 폭우나 무더위와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쯤은 가질 수 있는 때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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