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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 독립기념일 개스값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동안 차에 개스를 넣을 일이 있었다. 분명 6월까지만 해도 갤런당 3달러 미만이었는데 집 앞 주유소 가격표는 3달러 15센트를 가리키고 있었다. 연휴 기간이라 그럴까. 이번 독립기념일에는 사상 최대 주민들이 여행에 나선다고 하는 기사를 봤으니 그에 맞춰 개스값도 올라간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의문이 풀리기까지는 얼마 가지 않았다. 연휴 효과도 있었겠지만 개스값 인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7월 1일부터 적용된 주 유류세 인상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유류세 인상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갤런당 19센트에서 38센트로 2배 올랐다. 인상된 유류세는 주내 도로와 교량 등의 공사에 투자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대폭적인 유류세 인상은 오랫만이라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는 바였다. 400억달러가 넘는 엄청난 금액이 필요하고 이 재원의 대부분이 유류세 인상에서 마련할 것이라 한다. 물론 그 부담은 차량을 운전하는 모든 일리노이 주민들이 공평하게 부담하게 될 터다.

링컨의 땅 주민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은 개스값 뿐만이 아니다. 이제 곧 발효될 레저용 마리화나 합법화가 되면 어떤 사회적 부담이 올지 확실치 않다. 또 시카고 카지노가 허용되면 유형무형의 부작용이 예상된다. 유류세와 함께 자동차 등록세도 오르게 되면 피할 방도가 없다. 이 모든 것이 일리노이 주민들이 겪어야 할 부담 목록이다.

지금이야 새로운 주지사가 취임한지 얼마 안됐고 지금까지 미뤄왔던 주예산 집행이 절실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저항이나 반발이 크지 않고 서서히 쌓여가는 상태일 것이다. 이 인내가 언제까지, 또 어느 선까지 유지될 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이를 더 오랫동안 유지하고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가진 세력들이 얼마나 주민들과 소통하고 이해를 구하며 절차적 민주성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 한계치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며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강한 휘발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가 자기 주머니가 가벼워지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것인가.

지난 주말부터 5일간 일정으로 일리노이를 벗어나 인근 타주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시카고에서 출발해 주도인 스프링필드를 지나 인디애나, 켄터키, 테네시, 조지아 주를 거쳤다. 지역마다 주유소 앞에 세워진 개스 가격표에 눈길이 갔다. 개스값은 지나가는 주마다 달랐고 여기에 공급되는 원유값이 모두 같다고 가정하면 결국 세금 차이가 곧 개스값의 싸고 비쌈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럼 왜 일리노이 주민들은 다른 주에 비해 무거운 세금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 곧바로 명쾌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다만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고 필요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미뤄 후대에 부담을 전가했을 권력자들의 얼굴이 떠올랐을 뿐이다. 혹은 이 순간에도 우리의 선택이 후세들에게 부담만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자문으로 이어졌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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