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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목사 목회칼럼: 하나님 나라는 기다림입니다

[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24 09:16

한달 전쯤, 세면대 배관이 막혔다. 양쪽 세면대가 다 막혔다. 평소에도 자주 막히는 편이어서, 식초와 베이킹파우더를 붓고 여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자주 청소를 하는 편이었다. 막힐 때마다 막힘의 주범인 머리카락도 빼냈다. 꽉 막힌 날은 수도관 뚫는 약을 사서 붓기도 하고, 아예 세면대 밑의 관들도 분리해서 깨끗하게 청소를 하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며칠 지나면 다시 물이 차 올랐다. 그리고 한시간 정도 지나면 물이 빠지기를 반복했다. 이쯤되면 얼른 플러머를 불러야 하는데, 미국은 인건비가 너무 비싸다. 플러머 서비스 한번 신청하면 $500은 기본이다. 상태에 따라 비용은 계속 추가된다. 그것도 며칠씩 지나야 온다. 서비스 받는 일이 너무 비싸고 번거로워서 불편한대로 물을 조금씩만 틀어놓고 사용했다.

집을 잠시 비우는 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이번엔 아예 막혀버렸다. 식초와 베이킹파우더의 조합도 소용없었다. 마지막으로 drain 일명 ‘뚫어뻥’도 넣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물이 더 막히는 느낌이었다. 몇시간 혹은 며칠이 지나면 조금씩 내려가던 현상도 없었다. 너무 짧은 시간동안 여러가지를 넣었나? 속에서 무슨 화학작용이 일어났나 보다. 허연 거품과 함께 하얀 젤리 형태의 이물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집안에 락스 냄새와 식초냄새가 뒤섞여 묘한 냄새가 났다. ‘이번엔 제대로 막혔구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어느 날 밤, 잠을 자다가 ‘뻥’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이 깼다. ‘부글부글부글 쏴아아~’ 세면대 쪽이다. 눈을 감고 있어도 알 수 있었다. ‘아! 드디어 뚫렸다!’ 새벽예배를 나서며 확인해보니 그 많던 물이 다 내려갔다. 양쪽 세면대 모두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새벽예배를 가면서 하나님의 응답에 대한 묵상을 했다.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하나님이 불쌍히 여기셨나보다!’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응답이 임하기 전까지 나의 조급했던 모습에 부끄러웠다. 가족들이 돌아오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생각나는 대로 여러 방법을 시도해 봤다. 약을 붇기도 하고, 청소를 해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방법을 연구하고, 주변 사람들 얘기도 들어보고. 그런데 급하게 여러가지를 하면 할 수록 부작용만 커졌다.

우리는 급한 마음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나는 대로 해결방법을 찾아 시도해본다. 가장 확실한 방법(기도)을 알면서도 내 생각대로 여러가지 방법들을 찾아 해본다. 지금 당장은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일 수 없다. 문제 앞에 우리의 할 일은 조용히 하나님 앞에 앉아 하나님의 음성을 기다리는 것이다.

바쁜 현대인들은 기다림을 지루해 한다. 그래서 개발된 것 중에 하나가 핸드폰이다. 필요할 때 공중전화를 찾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핸드폰이다. 그런데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핸드폰이 개발되기 전에는 연락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연락을 할 수 없으면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잘 참았다. 하지만, 핸드폰이 우리 손에 쥐어지고 난 후부터는, 급한 소식을 빠르게 연락할 수 있는 점은 좋지만, 오는 전화를 빨리 받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 예전엔 불편한 전화는 안받으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안받을 수가 없다. 문자를 보냈는데 빨리 답신이 없으면 기분이 상한다. 핸드폰을 집에 두고 오는 날이면 하루종일 핸드폰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누가 전화하면 어쩌지? 누가 문자하면 어쩌지? 그러나 집에 와서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충전상태 100%인 경우가 많다. 이정도면 편리하기 위해 만든 핸드폰이 우리의 삶에 거의 족쇄가 된 수준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기다림이다. 노력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유일한 노력이라면 오직 예수님을 잘 믿는 것 뿐이다. 이 마저도 믿어지는 은혜가 있다. 내가 결단을 하고 하나님을 제대로 믿으려 해도 작심삼일에 그칠 때가 얼마나 많은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변화되지 않는다. 성령의 열매는 성령님과 동행하는 일정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매일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주님과 기도로 교제하며.

그러나 조급한 현대인들은 기도의 응답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기도가 가장 확실한방법인줄 알면서도 기도의 수고와 노력을 싫어한다. 기도를 해도 며칠 기도하고 응답이 없으면 ‘하나님이 뜻이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빠르게 포기한다. 간절한 기도의 제목이 응답되지 않으면 원망과 불평이 줄을 잇는다. 빠른 것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사소한 일에 자주 화를 낸다. 어쩌면 현대사회의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이러한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아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조급함은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법을 기다릴 줄 모른다. 급할수록 돌아가기는 커녕 서둘러 인간적인 방법과 계획들로 일을 더 어지럽게 만든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법은 우리와 다르다. 때론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강하고 빠르게 즉시로 해결하시기도 하고, 오래 참고 기다리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노아는 ‘홍수가 있으리라’ 말씀하신 날로부터 100여년 동안 방주를 지으며 기다렸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다윗은 기름부으심을 받은 후에 온 이스라엘의 왕이 되기까지 20여년을 사울의 추격을 피해 도망다녀야 했다. 기름부음도 세번이나 받았다. 이방인의 사도로 부름받은 바울은 로마에 가서 복음을 전하기까지 숱한 핍박과 환난의 여정을 지나야 했다. 예수님께서도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까지 30년동안을 기다리셔야만 했다. 하나님의 때가 이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방법이다.

기적적으로(?) 뚫렸던 세면대 하수구는 결국 플러머를 불러서 원인을 제거해야 했다. 하지만, 작은 사건으로 다시한번 깨닫게 하시는 은혜가 있다. 요행으로 해결되는 것은 결코 완전한 해결이 아니라는 것. 문제와 고통의 근원을 해결하시는 프로페셔너의 손길이 닫아야 비로소 완전한 해결이 있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 오늘도 주님과 동행하는 하나님 나라가 내 안에 충만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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