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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 한인 비즈니스, "이디오피아계가 이어 받는다"

이재 밝은 상인집단, 미국과 각별한 인연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던 워싱턴D.C. 한인 비즈니스 업계가 점차 타민족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디오피아계 이민자들이 한인 비즈니스를 물려받아 워싱턴D.C. 원주민 흑인과의 유사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디오피아계 이민자는 미국에 약 30만명이 살고 있는데, 워싱턴메트로 지역에 가장 많은 1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은 뉴욕과 LA 등을 거점으로 하지만, 유독 이디오피아계는 워싱턴D.C.를 이민정착 허브로 삼고 있다.
워싱턴D.C.를 중심으로 메릴랜드 실버스프링과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등 ‘리틀 에디오피아’ 타운이 펼쳐져 있으며, 다수가 워싱턴D.C. 등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의 커뮤니티 결속력은 화교와 유태인 커뮤니티를 능가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워싱턴 지역에는 약 1만여명의 이디오피아계 이민자가 택시기사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동포를 만나면 미터기를 꺾고 공짜로 태워 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생업이 걸린 일이라 쉽지 않은 일이지만, 돈이 없다고 하면 용돈을 주는 일도 많다고 한다.

6.25전쟁 참전국가 중 하나인 이디오피아는 한국과 비슷하게 미국 문화를 흡수했다. 이디오피아는 구약성경에도 등장하는 오래된 왕조국가로 문화적 역량이 상당히 축적한 민족으로, 2차대전을 전후해 미국문화를 창조적으로 흡수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프리카 국가의 독립 시기는 1970년대이지만, 이디오피아는 독립국가 역사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대 이디오피아는 미국의 아프리카 외교 전진기지였다.

아프리카 정상이 미국에 오기 시작한 시기는 1980년대 이후였는데, 1950년대 하일레 세라시에 황제는 미국을 두차례나 방문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1963년 세라시에 황제는 또다시 미국을 방문해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면담한 마지막 외국정상이 됐다. 그는 케네디 장례식에 참석한 유일한 아프리카 국가원수였다. 지금도 이디오피아에서 케네디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영웅과 같은 대접을 받는다.

미국은 아이젠하워와 케네디는 이디오피아계를 배려해 유학 비자 제한을 풀었는데, 이디오피아인들은 워싱턴D.C.를 가장 선호했다. 당시 흑인인구 비율이 80%를 넘어 어디를 가도 인종차별을 받지 않았으며 흑인들의 하버드 대학으로 불리는 하워드 대학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까지 워싱턴의 이디오피아계 유학생과 가족 인구는 1만명에 달했는데, 졸업후 미국에 정착한 한인 유학생이 많았으나 이디오피아 유학생의 95% 이상은 본국으로 돌아가 큰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1974년 쿠테타와 왕정 폐지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우파 군사 쿠테타와 좌파 사회주의 혁명이 번갈아 일어나고 대규모 난민사태가 발생하면서 워싱턴의 이디오피아 이민자 커뮤니티가 난민자 커뮤니티로 변했다. 미국은 지난 1980년 이디오피아계 난민의 쿼터를 높이기 위해 난민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워싱턴에 정착한 이들 난민의 가족이민을 촉진하기 위해 1990년 비자다양성법을 만들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내전이 격화되면서 난민유입이 급격하게 증가해, 현재 워싱턴지역 이디오피아계 이민자의 70% 이상은 2000년대 이후 입국자들이다.

이디오피아는 수천년 동부 아프리카 무역 거점으로, 이민자들도 이재에 밝아 상권을 넓혀가고 있는데, 한인들이 운영하던 흑인거주지역 비즈니스를 인수하며 경제력을 축적하고 있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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