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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극좌 잦은 충돌, 워싱턴 ‘비상’

극우 파시스트-극좌 반파시스트 무장옹호단체 ‘안방화 우려’

합리적 지성을 통해 넓은 정치적 이념 스펙트럼을 포용해왔던 워싱턴 메트로 지역에 최근 감당하기 어려운 변종 이념단체 출몰과 이들 단체간 충돌이 잦아지면서 이민 커뮤니티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는 현존하는 미국의 이념 단체 중에서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극우 무장단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와 가장 왼쪽에 위치한 극좌단체 ‘앤티파(antifa)’가 서로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프라우드 보이즈는 파시스트를 표방하는 국우 단체다. 회원은 오직 남자만이 가입할 수 있으며 좌파에 대한 극단적인 폭력을 선동한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해, '백인 말살 음모이론(white genocide)'과 이민자와 유색인종 학살과 추방을 주장하는 단체로 유명한다.

백인 말살 음모이론은 백인 저소득층과 저학력층 사이에 폭넓게 퍼져 있는데, 주로 유태인들이 백인을 말살하기 위해 혼혈 장려, 대규모 이민, 인위적인 인종통합, 백인 출산율 저하 강요정책, 낙태강요 정책 등을 추진한다고 믿고 있다.



앤티파는 반파시스트 무장극좌단체로 파시스트와 극우단체 회원을 상대로한 물리적인 폭력과 재산상의 파괴, 약탈 등을 주장하는 단체다.

앤티파가 반파시스트 이념을 내세운다고 해도 결코 이민자나 유색인종에게 친화적이지 않다. 이 단체는 2차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무솔리니 파시즘 정권에 대항해 생겨난 단체로, 어디까지나 백인을 위한 반파시스트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한인들은 무시무시한 행동강령을 보유한 각종 좌우파 단체들이 봐왔으나 이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것은 좀처럼 보지 못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이념단체는 태극기 부대가 깃대봉으로 상대편을 밀쳐내는 수준의 폭력이 아닌 전쟁에 준하는 시위를 펼친다. 재작년 버지니아 살롯츠빌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한다.

두 단체는 지난달 29일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발생한 맞불 시위 도중 세명의 중상자를 낳기도 했었다. 양진영은 6일 시위에서 프라우드 보이즈는 ‘표현의 자유와 자유 집회를 요구한다(Demand Free Speech Freedom Rally)’ 시위를 조직하고 정오부터 프리덤 플라자에 운집했다.

앤티파는 오전 11시 프리덤 플라자와 지척인 퍼싱 파크에서 ‘대안우파를 멈춰라(Stop the Alt-Right)’ 시위를 시작했다.

대안우파는 트럼프의 보수적인 측근과 기존의 극우 단체가 표방하고 나섰으나, 프라우드 보이즈가 내세우는 백인우월주의와 같은 뿌리의 정체성을 지닌 이념이다.
2014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워싱턴 포스트 저널리스트 엘리 새스로우는 “합리적 진보의 성지였던 워싱턴 지역 주민들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념의 변종이라고 할 수 있는 극우와 극좌진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두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노스웨스트 14번가를 따라 기존의 바리케이트는 물론 대형 제설차량까지 동원해 ‘차벽’을 둘러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워싱턴 도심의 상당지역이 인도까지 막혀 관광성수기를 맞은 D.C.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찰의 차벽과 바리케이트가 점점더 늘어났는데, 앤티파 시위대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와 노스웨스트 12번가 사이의 바이케이트를 넘어 경찰과 물리적인 충돌을 불사하기도 했다.

또한 일부 앤티파 시위대는 프라우드 보이즈 시위대가 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모자를 벗겨내는 등 크고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지난 4일 독립기념일 행사 당일에도 양진영은 링컨 기념관과 연방의사당을 서로 교두보로 삼고 제2차세계대전 기념공원 주변에서 물리적 충돌을 불사했었다.

물리적 폭력을 마다하지 않는 시위대는 대부분 외지에서 원정온 극단적인 이념성향 단체 소속 회원들이다. 대부분의 극우와 극좌 단체는 남부와 서부, 중서부 시골지역의 무장 민병대 세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민주당 세력이 강한 워싱턴주와 오레곤주 등에 극우단체가 많고 공화당 세력이 득세하는 남부 지역에서 극좌단체가 창궐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지만, 중심에서 벗어난 비주류가 변방에서 새로운 도그마와 독선을 재창조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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