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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주택공급 차질 “님비현상 탓”

신규주택 공급 부족 원인
‘공동주택=슬럼’ 인식
DC 노스웨스트-베데스다-레스턴 심해

님비(nimby) 현상 탓에 워싱턴 지역 주택난이 가중되고 있어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님비 현상은 ‘내 뒷마당에는 안된다’는 미국식 소지역 이기주의로, 최근 워싱턴 지역에는 공동주택을 쓰레기매립장과 같은 혐오시설로 간주하는 님비현상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워싱턴 메트로 지역은 현재 기존 주택 리스팅 뿐만 아니라 신규주택 공급도 여의치 않다.

전문가들은 신규주택 공급이 적은 이유로, 주택 매매 불황 사이클을 우려한 주택건설사의 긴축재정정책과 비싼 토지가격, 싱글하우스를 우선시하는 지역정부 조닝정책 등을 꼽고 있지만, 주택소유주들이 자신의 거주지역에 공동주택 건설을 반대하고 있으며 심지어 소송을 통해 이미 취득한 건축허가를 취소시키는 등 님비 현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최우선 과제로 중산층-저소득층 거주 주택 공급확대를 꼽고 있으나, 번번히 주민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부자동네일수록 공동주택 반대 목소리는 더욱 크게 들린다. 워싱턴D.C. 노스웨스트는 시전체 면적의 1/4정도를 차지하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10%도 되지 않는다.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저소득층이 유입돼 범죄률이 치솟고 주택가격이 하락한다고 주장한다. 부자동네 중의 한 곳은 3관구에서는 1년 넘게 30명 수용 규모의 노숙자 쉘터 건립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시정부는 주민친화적인 컨셉을 내세워 주상복합 프로젝트 내에 오게닉 마트를 포함시켰으나 거절당했다. 심지어 이들 지역은 보행자 도로를 설치할 경우 저소득층 주민들이 들어온다며 반대한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는 베데스다 등 부유층 거주지역 조닝규정을 변경해 최소거주면적을 줄인 초소형 아파트 건설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릴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뒷마당에 보조주택(ADU)를 짓도록 하는 조례도 누더기가 된 채 통과시켜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는 메트로 실버라인을 따라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데, 레스톤 지역의 경우 주택 조닝 용적률 변경을 추진하다가 주민들과 소송이 붙어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공동주택을 둘러싼 님비현상은 미국사회에 매우 뿌리깊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가 아닌 미국 지역에서 공동주택은 일종의 ‘사회악’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소음과 범죄율, 교통난이 심화되고 과밀학급 문제, 심지어 하수도 역류 현상을 불러온다고 주장한다.

근원적으로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자신의 거주지역이 슬럼으로 변한다는 공포가 자리잡고 있다. 북버지니아 어포더블주택연맹의 미쉐르 크로커 상임이사는 “집주인들은 다들 점잔빼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사실상 모두 님비를 가장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비영리단체 몽고메리 카운티 주택 파트너쉽의 로버트 골드먼 회장은 “공동주택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워싱턴 지역 전체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주택난이 가중된다면 치솟는 주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급증해 인재유출현상이 벌어지고 결국 기업들도 워싱턴 지역을 떠나게 돼 파국을 맞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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