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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미주 한인교회 역사(3)

교회문화가 바뀌었다.

메릴랜드지역 최초 한인교회인 볼티모어연합교회의 1970년대 친교중심문화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벧엘교회의 성경공부 중심문화로 바뀐것이다. 연합교회에 몸담고있던 나를 비롯해서 벧엘교인들에게는 이른바 ‘문화 충격’이었다.

1979년 10월 벧엘교회 초대목사로 청빙된 김상복 목사는 11월 첫 수요일 저녁에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주일 예배만 드리고 혜어졌던 벧엘교인들이 당시 예배공간을 빌려쓰고 있던 리버티교회 소예배실에서 가졌던 첫 성경공부시간을 나는 지금 잊지 못한다. 1960년 후반 필라델피아 유학생활 때 필라델피아한인교회(담임 오기항 목사)와 1969-71년 피츠버그 유학생활 때 피츠버그한인교회(담임 현순호목사), 그리고 1970년대 볼티모어연합교회(담임 필유일 목사) 등에서 10년이 넘는 미국 교회생활을 했지만 수요일 저녁 성경공부는 처음 갖기 때문이다.

김목사님이 신앙생활에 꼭 필요한 기초적인 영어원문 자료들을 한국어로 번역해가면서 소개하는가 하면 룻기 느헤미아서 등 강해 성경공부도 이어졌다. 벧엘교인들은 이 성경공부에서 ‘7단계 성경공부’를 통한 신앙의 기초, 구원 및 용서의 확신 등 ‘확신 시리스’ 강해를 통해 굳건한 신앙의 터전을 닦을 기회를 갖게 했다. 김목사는 당시 워싱턴 바이블 대학에서 풀타임 교수로 후학을 길러내고있으면서 늘 바쁨에 쫓기면서도 수요성경공부에는 모든 시간과 정성을 퍼부었다. 이튿날 아침 대학 강의시간도 잊어버리고 밤 11시가 지나서야 공부시간이 끝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1980년 8월 ‘오늘의 양식’ 한글판이 첫번째 햇볕을 보았다. 신앙의 확신을 가진 교인들이 매일 매일 생활에서 하나님을 어떻게 만나고 교제하는가를 안내하는 QT소책자다.



김목사가 수요성경공부에서 ‘오늘의 양식’을 통해 생전에 들어보지도 못했던 QT를 통한 신앙생활을 소개했을 때 나는 너무나 흥분했다. 한국에서 매일 새벽기도예배를 통해 교인들이 함께 통성으로 기도해온 전통만을 알고있던 나에게 매일 하나님과 내 자신이 개인적으로 만나 교제한다는 개념인 QT는 내 신앙생활의 혁명적인 계기를 안겨주었다. 후에 안 일이지만 많은 신실한 미국 교인들은 매일 아침 하루에 일과를 시작하기전에 QT를 통해 하나님과의 일대일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목사는 수요성경공부를 통해 신앙생활에 QT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역설하는 두 책자를 소개, 여러 날에 걸쳐 한구절 한구절 씩 설명해 나갔다. 첫 책자는 로버트 멍어목사가 쓴 '내 마음은 그리스도의 집'이었고 다음은 촬스 허맬목사가 쓴 '긴급한 일의 횡포'였다. 이 두 책자는 김목사가 저자로부터 벧엘출판사의 번역판권을 얻어 '벧엘신앙씨리스 10'로 출판한바 있다. 그후 한국의 IVP출판사가 번역 출판하여 한국교회에서는 널리 읽혀지고 있다.

김목사가 벧엘교회를 사임한 후 이 두책자는 벧엘교인들 사이에서 거의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좀 안타까운 일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 벧엘교인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한가지 더 안타까운 일은 '오늘의 양식'에 대한 벧엘교인들의 인식이다. 지금 벧엘출판사를 통해 8만여권이 3개월마다 인쇄되어 외부에 우송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독자들의 반응도 아주 좋다. 그런데 과연 얼마나 많은 벧엘교인들이 '오늘의 양식'을 통해 QT를 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김목사는 매년 한 토요일에 전교인을 위한 '오늘의 양식'을 통한 QT훈련을 한적이 있다. 이를 통해 교인들에게 QT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것이다. 그리고 외부로 집회를 나갈 때 마다 '오늘의 양식' 선전대사로 큰 역할을 감당했다. 이후부터 지금까지 '오늘의 양식'은 벧엘교회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해오고 있다. 김목사는 지금도 매일 한국 CTS기독교방송을 통해 '오늘의 양식'을 읽으면서 QT를 안내하고 있다.

수요성경공부에 얽힌 에피소드 한 토막을 소개하고 글을 맺으려고 한다. 한번은 수요성경공부가 끝난 후 김목사님이 몇몇 제직들에게 남아 줄 것을 당부했다. 김목사가 가르치고있는 케피탈신학교에 유학 온 한 한국목사가 등록금을 낼 능력이 없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야할 딱한 사정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도와 줄 길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목사는 그 학생 목사에게 한번 방법을 강구해볼터이니 기다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김목사는 외부 집회에서 받는 사례금을 모아 딱한 신학생들을 도우는 은행계좌를 갖고있는데 지금 그 계좌가 비어있으니 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얼마간을 모았다. 김목사는 그 학생목사를 찾았으나 이미 한국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허종욱 / 버지니아워싱턴대교수 사회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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