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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개신교 향한 무분별한 매도는 곤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여파는 컸습니다. 방한 기간 내내 그의 행보는 가장 이상적인 종교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한편으론 세상이 교황의 몸짓에 감동하는 것을 보면서 지금 이 시대가 실질적으로 무엇에 목말라 했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건 번지르르한 말과 교리만 내세웠던 종교를 향해 낮은 모습과 실천적 역할을 절실히 원했던 갈증의 표출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는 자연스레 개신교의 답답한 현실과 대조적인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가톨릭과의 비교를 통한 사회적 비난은 개신교를 향한 쓰라린 질책이었습니다. 심지어 교계 내부에서조차 뼈아픈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될 정도였으니 그간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개신교에 실망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종교담당 기자로 수많은 교계 이슈를 취재해오면서 사회가 왜 개신교를 비난하는지 십분 이해되고 공감은 됩니다.



다만 온갖 비난이 쏟아진다 해서 개신교 전체가 매도돼서는 안 됩니다. 물론 비판 속에 담긴 핵심만큼은 오늘날 교회가 겸허히 새겨 들어야겠지만, 개신교를 향한 무분별한 비난 역시 자제해야 합니다. 현재 개신교를 두고 교회의 힘을 가늠하거나, 목회자의 영향력을 규정하는 실제 기준은 낮은 곳이 아닌 크고 높은 곳에 있습니다. 사회나, 교회나, 언론이나 모두가 눈에 잘 띄는 가시적 모습에 시선을 둘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 시각이 바탕 되면 높은 지점을 대표성과 영향력이 있는 위치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 지점에서 잘못이 드러나면 마치 그것이 개신교 전체의 모습인 냥 인식될 수 있겠지만, 시각을 달리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취재를 하다 보면 기사화되는 것을 떠나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소명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귀한 목회자와 성도들을 만나게 됩니다. 가톨릭 교황의 낮은 모습이 세상에 본이 됐다면, 개신교에도 그와 같이 살아가는 작은 '성인(聖人)'들은 곳곳에 너무나도 많습니다. 귀할수록 쉽게 드러나지 않으니 존재적으로 매우 작아 보일 수는 있어도 그들은 낮은 곳에서 개신교를 묵묵히 떠받치는 '힘'이 됩니다.

모두가 개신교를 향해 위기를 외칩니다. 동의합니다. 하지만, 개신교의 핵심은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자"라는 개혁정신입니다. 개신교의 근간을 이루는 본질인 겁니다. 종교적으로 부패의 끝을 달린 중세 때 목숨을 내걸고 개혁을 외친 게 바로 '프로테스탄트' 아닙니까.

비관 속에서도 낙관을 함께 봅시다. 개혁 정신이 살아있는 개신교인 들도 아직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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