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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젊은 보수 기독교에 주목해야 할 이유

종교는 균형에 목말라한다.

인간이 종교를 제멋대로 재단해 온 탓이다.

그럼에도 아랑곳 않는 종교는 광활하다. 생과 사에 걸친 기나긴 여로는 성스럽다. 걸음은 깨우침을 향하고, 길은 경건의 탐닉을 수반한다.

허나 종교의 여정을 이성과 지성으로만 걷는 건 불가다. 인간의 사고는 망망한 종교 앞에 항시 제한적이다. 반면 신념만 내세운 행보는 극도의 편협을 자초한다. 이성과 지성이 결여된 신념, 신념을 누락한 이성과 지성은 각기 무섭다.



기독교에도 크게 두 영역이 마주한다. 성서에 대한 견해가 선을 갈랐다. 성경을 두고 인간의 사고와 이성적 활동을 적극 수용한 진영은 '자유주의'로 불렸다. 반면 성경 자체에 대한 권위를 전적으로 신뢰한 부류는 '보수주의'로 묶였다. 양 진영의 기치는 대척점을 찍는다. 이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리며 앞서거니 뒤서거니했다.

지난 두주에 걸쳐 보도한 셰퍼드콘퍼런스는 현 시대속에 형성된 기독교의 판세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번 콘퍼런스는 소위 기독교 보수주의 세력의 결집이었다.

결집은 곧 위기에 대한 반응이다. 이는 성경 자체를 정체성 삼은 보수 기독교의 긴장을 내포한다. 그들도 시대가 성경에 대한 관점의 자유를 더 반기고 있음을 직감한 셈이다. 지금은 인간의 주체적 사고가 중시된다. 포스트모던 사회의 특징이다. 이성과 지성을 통한 세련된 사고는 신념의 영역을 어색해 한다. 그 사이 보수 기독교의 정체성은 성경 문자에만 얽매인 '근본주의(fundamentalism)'로 치부됐다. 반대 진영의 조소를 담아낸 이 단어는 한편으론 보수의 한계를 꼬집는다.

게다가 시대는 기독교를 향해 성경의 무오성을 비롯한 동성결혼, 진화론, 창조과학, 낙태, 마리화나 합법화 등 각종 이슈에 대한 논리적 설득을 요구한다. 콘퍼런스 기간내내 보수 기독교의 긴장이 역력하게 감지됐던 이유다.

반면 결속은 저력이다. 그들은 위기를 외침과 동시에 젊은 보수 기독교 세력이 형성중인 '가스펠코얼리션(TGC)', '투게더포더가스펠(T4G)' 같은 네트워크와 새로운 흐름들을 언급했다.

수년전부터 시사주간지 '타임(Time)', 뉴욕타임스 등 각 언론은 '뉴칼비니즘(new calvinism)'이란 용어도 끄집어내고 있다. 신학자 칼빈의 사상을 소유한 보수 기독교가 젊은 세대를 통해 다시 부상하는 현상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기운 듯한 판세는 보수 기독교를 향해 냉소를 짓게 하지만, 시대는 변덕스럽고 역사는 돌고 돈다.

젊은 보수 기독교는 지금 깝깝한 이미지를 터부시하고 현대적 감각과 합리적 사고로 시대를 향해 몸짓중이다. 종교의 진자운동은 늘 그렇게 균형의 갈증을 해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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