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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리, 70년대 인종문제로 돌아오다

블랙크랜스맨(BlacKkKlansman)
감독·각본: 스파이크 리
출연: 존 데이비드 워싱턴, 아담 드라이버, 해리 벨라폰테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R


2017년 화제작 중 하나였던 '겟아웃'의 조던 팔레는 아직 마흔도 안된 신예 감독이다. 코미디언, 배우 등으로 활동하다 겟아웃 한 작품으로 일대 할리우드의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팔레 감독이 이번엔 제작에 손을 댔다. '블랙클랜스맨'의 제작자로 스파이크 리와 손을 잡았다.

두 흑인감독의 만남이며 신예와 베테랑의 만남이다. 각각의 세대를 대표하는 이들이, 그것도 인종문제에 관한 영화를 공동으로 제작했다는 사실 만으로 이 영화는 제작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조던 필레와 스파이크 리의 만남 자체는 분명 '중대한 사건'임에 틀림없다.

블랙클랜스맨은 인종차별주의 백인들의 범죄를 다룬, 흑인들에 관한 흑인들의 영화이다. 80년대 중반 'She's Gotta Have It', 'Do the Right Thing' 등 독립영화로 시작,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오늘 날 할리우드의 가장 역량있는 감독 중 하나로 떠오른 스파이크 리 감독이 지난 몇 년간의 슬럼프를 딛고 그의 건재를 과시한다. 스파이크 리 특유의 유머감각과 인종문제라는 무게감이 실린 문제작이다.



블랙클랜스맨은 1978년 당시 백인우월주의자 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에 잠입한 흑인경찰 론 스톨워스의 이채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콜로라도주의 흑인 경찰 스톨워스의 실화가 그 바탕이다. 실제 인물 스톨워스는 2014년 자신의 이야기를 '블랙클랜스맨'이란 제목의 책으로 펴냈고 이를 바탕으로 스파이크 리가 각본을 집필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배우 덴젤 워싱턴의 아들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스톨워스를 연기한다.

흑인 경찰이 KKK에 가입할 수 있었던 과정 자체가 흥미롭다. 당시 지역 신문에서 새로운 KKK 멤버를 구하는 광고를 본 스톨월즈는 전화로 단체 가입을 신청했고, 이후 KKK 조직의 신임을 얻어 지부의 수장의 지위까지 오른다. 백인우월주의자로 행세하며 전화와 편지로 KKK의 신임을 얻어낸 결과였다. KKK 조직원을 만나야 할 때는 백인 동료경찰 프립 짐머만(아담 드라이버)이 대신 현장에 나가는데 아담 드라이버와 워싱턴의 콤보 코믹 연기는 영화의 최고의 볼거리이다. 스톨워스는 KKK의 지부장으로 활동하는 동안, KKK가 계획했던 십자가 소각행위와 단체활동 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낸다.

스파이크 리 특유의 강도 높은 흑인들의 다크 유머가 영화 전반에 깔려 있다.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스파이크 리가 유도하는 웃음은 폭소가 아닌 조소이다. KKK리더들을 되도록 멍청하게 그렸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에게 마음껏 조소를 던지게 한다. 백인우월주의를 아무런 생각 없는 자들의 무자비하고 동물적인 본능처럼 그렸다. 유대인과 흑인들은 멸시하는 그들의 우스꽝스럽고 못난 모습, 백인들의 전유물인 백인우월주의를 고발하고 또한 조롱하고자 함이다.

블랙클랜스맨은 미국 영화 중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노골적으로 비난한 영화로 팬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트럼프 덕에 주가를 올린 영화일지도 모른다. 트럼프 시대로 불리는 오늘의 미국 사회, 그 안에 잠재되어 있는 인종차별주의에 맹렬한 비난이 가해진다. 스파이크 리의 메시지는 정치적으로도 매우 선명하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대통령 트럼프를 우리는 결코 좋아할 수 없다는 것.

칸영화제는 지난 5월 스파이크 리에게 심사위원대상을 안겼다. 황금종려상 발표 후, 히로카즈 감독의 일본 영화 '만비키가족' 대신 스파이크리 감독이 받았어야 했다는, 많은 비평가의 주장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알렉 볼드윈이 내레이터로, 해리 벨라폰테가 인상깊은 인권운동가로 카메오 출연한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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