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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 차지하는 자,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조승우·지성 주연 사극 영화 '명당'
9월말 남가주 시작으로 전국 개봉

땅과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명당'은 인류사의 영원한 집착의 대상이었다.

명당은 인간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땅의 기운을 말한다.

두 명의 왕을 만들 수 있는 그 땅을 차지한 자가 세상을 얻을 것이니 과연 운명을 바꾸어 줄 이 명당은 누구의 차지가 될 것인가.



영화 '명당'의 세계관은 인간의 길흉화복은 산수의 형세와 환경적인 요인에 달려있다는 풍수지리에 기반한다.

풍수지리를 소재로, 2명의 왕을 배출할 '천하길지대명당'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암투를 그린 서사극이다. 감독은 박희곤이 맡았다.

땅의 기운을 점쳐 나라의 앞날을 예고하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처절한 대립과 끝없는 욕망을 그린 사극이다.

실제 인물과 역사적 기록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사극이라는 점에서 영화 '명당'은 '사도'(2015), '관상'(2013), '광해, 왕이된남자'(2012)와 같은 대열에 있다.

몰입도 높은 사극의 면모와 흡입력있는 전개, 묵직한 톤그리고 드라마적 요소들의 탄탄한 나열로 웰메이드 사극의 계보를 이을 작품으로 부족함이 없다.

조승우는 풍수를 이용해 세도 정치세력의 역모를 밝혀 내려는 조선 최고지관 '박재상'을, 지성은 명당을 이용해 권력을 쥐려는 '흥선군'을 연기한다.

왕을 뛰어넘는 권력을 가지려는 세도가의 2인자 '김병기'는 김성균이, 한양 최고 기방 월영각의 대방 '초선'은 문채원이 맡아 연기한다.

박재상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김좌근(백윤식)의 계획을 막으려다가 가족을 잃게 된다.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가문의 흥선이 나타나고 이 두 사람은 함께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에 뜻을 같이 한다.

김좌근 부자에게 접근한 박재상과 흥선은 마침내 두 명의 왕이 나올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후 서로 뜻을 달리하게 되고 각자의 명분에서 한 발 자국도 물러서지 않은 채 대립의 국면으로 치 닫는다.

명당은 흥선대원군이 지관의 조언을 받아 2명의 왕이 나오는 묏자리로 남연군의 묘를 이장했다는 실제 역사기록을 기반으로 했다. 땅의 기운을 받아 욕망을 채우려는 인물들간의 암투에 자기들의 명분을 앞세운 논쟁 또한 흥미롭다.

조승우와 지성의 강렬한 연기대결이 볼만하다. 이들의 내공이 불꽃 튀듯 부닥친다. 캐릭터 배우로서의 독보적 입지를 자랑하는 백윤식의 노련한 악역 연기 역시 영화를 살리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왕보다 더한 권력을 가진 자인 김좌근의 탐욕을 부각시킨 초반부는 백윤식의 영화라 해도 좋을 만큼 그의 존재감이 살아 있다.

가진 자의 '고급스러움'과 비열함이 그의 연기에 자연스레 녹아 있다.

좋은 배우들에게는 역시 악역이 제 격이다. 영화를 지탱해 주는 팽팽한 긴장감은 조승우, 지성과 대치하는 장동 김씨 김병기로 분한 김성균의 몫이다.

영화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는 김좌근, 김병기 부자의 야망과 탐욕의 상징이다.

명당에는 또 다른 지관 '정만인'이 등장 한다. 박재상과 전혀 다른 대립적 인물로 극의 갈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캐릭터이다.

상황에 따라 태세를 달리하는 비열한 면모를 갖춘 자인데 박충선이 이 역할을 아주 잘 해냈다.

베일에 싸인 인물 '초선'은 기생이지만 지조가 있는 여인이다. 초선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한 문채원의 남다른 존재감도 시선을 끈다.

가히 최고의 명품배우들이 출연, 한국에서는 추석 극장가의 열기를 달굴 것이 분명하다.

영화 '명당'은 의상 사용에 있어 상당히 진지한 접근을 하고 있다. 의상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를 의상으로 표현 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의도가 눈에 들어 온다.

의상 하나하나가 '박열', '사도', '관상', '왕의 남자'에서 의상을 담당했던 의상감독 심현섭의 세련된 작품들이다. 한복의 정통성과 새로움의 균형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광활한 풍광을 리얼한 입체감으로 살려낸 드론 촬영의 효과도 백분 활용되고 있다. 최고의 스태프들이 모여 만든 명품영화라는 느낌이 들어오는, 그런 영화이다.

한편 '명당'은 오는 19일 한국에서 먼저 개봉한 뒤 이달 말 미국에서도 개봉해 한인 관객들을 찾아 간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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