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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산티아고 순례길은 내 선교 현장" 사진작가 임주빈

40일 800킬로미터 걸으며
삶의 짐 내려놓을 수 있어

"이제부터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한인타운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임주빈(사진)씨의 30년 삶의 터전인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책상 위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각종 자료와 책자, 지도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임씨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처음엔 두렵고 엄두가 나지 않지만 일단 여정에 들어서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생에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순례길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임씨와 산티아고의 첫 인연은 2년 전 당시 남가주 꾸르실료 주간으로 봉사할 때 송라파엘 지도신부와 봉사자 25명과 함께 5박6일의 마지막 구간 순례길이었다.



"다녀오고 난 후부터 순례길 전체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도저히 떨쳐버릴 수가 없었어요. 마치 강한 힘이 잡아당기는 것 같았어요."

결국, 지난 해 9월, 혼자서 40일 일정의 800킬로미터의 산티아고 전구간 순례길에 올랐고 그때 받은 감동은 '많은 이들에게 이 순례길을 알리고 싶다'는 일종의 산티아고 선교에 대한 열망으로 되었다. 그래서 지금 내년 4월에 다시 오를 순례길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함께 동행할 사람도 모인 상태이다.

"오늘도 아침에 그리스피스산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왔어요. 매일 오릅니다. 하루에 20킬로미터를 40일 동안 걸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준비가 우선 돼야 하기 때문이지요."

임씨는 만일 혼자 가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사심 없이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한 명이라도 순례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순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새롭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변화를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제 자신이 경험했기 때문이지요. 그곳에서 걸으면서 만나는 순례객들은 한결같이 사연이 있었어요. 그런데 40일을 험난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의 순례길을 걸으면서 지고 있던 삶의 짐을 그곳에 벗어놓고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다리가 아파서 더 이상 못 걷겠다고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을 때 멀리서 마을이 나타난다. 가장 높은 언덕에 있는 성당의 뾰족탑을 보면서 다시 힘을 내어 계속 걸어가게 된다.

임씨가 선택한 순례길은 800킬로미터 정도 되는, 산티아고의 100여 개 순례길 중에서 가장 메인 코스로 긴 순례길이다. 전체 순례객의 70% 정도가 이 길에 도전한다. 출발은 스페인과 국경지역인 프랑스 생장으로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의 북부 전체를 동에서 서로 가로질러 성 야고보 유해가 보존되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서 여정이 끝난다.

"편한 여행지가 많은데 힘든 이곳을 굳이 택하여 오는 사람들에겐 어떤 공통점이 있어요. 삶을 생각하는 사람들이지요. 그래서 순례 전에 각자 현재 가장 자신에게 무거운 짐이 어떤 것인지를 돌에 적어서 그것을 끝까지 갖고 갔다가 커다란 철 십자가 아래에 내려놓는 순례객들의 예식이 있어요. 나름대로 해답을 얻는 것 같아요."

임씨는 35년 사진작가로서 생활을 접고 은퇴하여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것에 대한 해답을 그곳에서 찾았다고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남은 삶의 선교현장이 되게 하는 것이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일 년에 한번 산티아고 순례를 하겠다는 임씨는 정보가 필요한 한인들은 언제든지 문의해달라고 말했다.

▶문의: (213)447-3212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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