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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길에서 만나는 대자연의 진객

재두루미ㆍ흑표ㆍ흑곰ㆍ멸종 위기종
국립공원 포함, 전국이 생태보호구역

미국은 가히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1916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당시 35개의 국립공원과 모뉴먼트 등을 관리토록 하기 위해 지금의 국립공원국을 연방기관으로 두도록 하는 것을 기본 골자로 하는 '기본법'(Organic Act)을 제정한 뒤로 그 숫자는 8400만 에이커에 이르는 60개의 국립공원과 공원으로 분류되는 417개의 지역, 그리고 150개의 관련 지역으로 늘어났다. 사실상 이 모든 지역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나 다름없다.

전국 어디를 가든 오가는 길에 한번쯤 야생동물을 만나게 된다. 야생동물을 만나기엔 겨울로 가는 길목인 요즘이 최적기다. 동면을 하기 위해서거나 먹거리가 귀해져서도 동물들이 산 아래로 내려온다. 게다가 나뭇잎이 떨어져서 눈에 잘 띄는 시기가 바로 요즘이다. 전국 유명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찾아가 본다.

보스케 델 아파치, 뉴 멕시코

북미 최대의 철대 도래지로 꼽히는 이곳은 로키산맥에서 발원한 리오그란데 강이 만들어 낸 자연습지와 비옥한 농토 덕택에 사철 야생동물들의 서식지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각 계절마다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특히,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 하순까지가 절정기다. 멀리 시베리아에서 날아 온 1만여 마리의 샌드힐 크레인(재두루미)과 북극에서 온 3만여 마리의 눈기러기 떼, 그리고 대머리 독수리, 캐나다 쇠기러기 등 수만 마리의 새들이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리오그란데 강을 따라 둘레가 12마일에 이르는 인공과 자연의 절묘한 조화로 오늘날에는 미 전역의 야생동물 보호구역 중에서 가장 '스펙터큘러'한 곳으로 손꼽힌다. 스페인군이 이 리오그란데 강가의 숲에서 이 일대의 아파치부족이 정기적으로 야영을 하는 것에서 목격한데서 보스케 델 아파치(Bosque del Apache, 아파치의 숲)란 이름이 붙었단다.

옐로스톤, 와이오밍

전 세계 '사슴의 수도'로 불릴 만큼 사슴을 비롯한 야생동물들의 천국이다. 1890년에 미국의 44번째 주로 입성하기 전부터 야생동물의 보호와 관리에 힘을 써 관련 법률과 시행 세칙들은 아직도 여타 주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76년 한해 동안 미주리주로 팔려간 야생 바이슨(버팔로) 가죽만 무려 8만여 장에 이르렀고, 1889년에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마지막 바이슨이 사냥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강력한 법 시행으로 1923년 24마리이던 야생 버팔로가 지난 2000년 이후 4000마리로 늘었다. 검은 꼬리 사슴과 앤틸롭 사슴은 2005년에 각각 50만 마리, 흰꼬리 사슴은 5만 6000마리에 이르고 있다.

글래시어 파크, 몬태나

억겁의 풍상을 겪는 동안 지질 구조의 변화에 따라 수많은 봉우리와 50여 개의 빙하, 그리고 200여 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펼쳐진 생태계의 보고다. 70여 종의 포유동물과 260여 종에 달하는 조류, 그리고 1000여 종의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산양은 이곳의 주인장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높은 산등성이나 깎아지른 절벽, 그리고 하이킹 트레일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한번에 12피트를 뛸 수 있어 클라이밍의 선수다. 풍성한 하얀 털과 수염은 몬태나의 추위와 바람을 견디기에 충분하다.

세코이아 국립공원,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에 유럽인들이 도래하기 전만 해도 이 곳에는 그리즐리 곰이 살고 있었다. 지금은 캘리포니아 주 깃발에만 상징처럼 남아 있지만, 1922년 마지막 그리즐리가 사냥됐다. 지금은 그 보다는 작고 온순한 블랙 베어가 그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세코이아 국립공원을 비롯해서 캘리포니아 전역에는 약 4만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캠핑장 주변이나 하이킹 트레일에서 만날 수 있다. 이름과 달리 실체 몸색깔은 갈색에 가깝다.

로키 산맥, 콜로라도

로키 산맥은 캐나다에서 미국을 거쳐 멕시코에 이르는 명실공히 북미대륙의 등뼈이자 서부와 동부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2800여 마일에 이르는 세계 유수의 이 거대한 산맥 중간부에 해당하는 콜로라도의 일부를 국립공원으로 정해놓은 것인데, 이곳 역시 내로라하는 야생동물의 안방이나 다름없다. 3000마리가 넘는 엘크 떼, 800여 마리에 이르는 큰뿔 산양(Bighorn sheep), 그리고 수많은 사슴과 말코사슴(Moose) 떼가 유유자적 풀을 뜯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보다 더 흔한 동물이 코요테다.

에버글레이즈, 플로리다

끝없이 펼쳐진 습지와 수채물감으로 그려놓은 듯한 섬, 사냥감을 기다리는 악어와 한적하게 하늘을 나는 희귀한 새들. 언어의 마술사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사랑했다는 카리브해와 미국 최대의 담수호인 오커초비호가 만나는 이곳은 스릴과 여유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유산지역이다. 수심이 30cm에 불과한 오커초비 담수호를 중심으로 2500㎢의 습지가 펼쳐져 있는데, 이 넓은 땅에 수백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매너티, 플로리다 퓨마 등 멸종위기종 38종은 더욱 각별하게 보호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앨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이 함께 사는 지역이 에버글레이즈라고 한다. 앨리게이터는 플로리다에만 수십만 마리가 서식할 정도로 흔하지만, 크로커다일은 멸종 위기종이다. 에버글레이즈 안에 약 300마리가 산다. 거기다 50여 마리의 플로리다 흑표범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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