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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믿음을 통한 의화

로마서는 반복해서 '믿음을 통한 의화'를 선포한다. 사람이 아무리 선행을 많이 쌓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선행을 행하는 것은 인간적 행위이고,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의지와 행위로 존재의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하느님의 영역을 갈구한다.

죽어야 할 운명인 줄 알지만, 인간은 그 한계성마저 초월하고자 한다. 그 욕구는 하느님께서 인간 안에 심어주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욕구를 계기로 하느님을 찾아 나선다. 그 욕구는 하느님과 인간이 완벽한 일치를 이루도록 하느님께서 창조 때부터 인간 안에 심어주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는 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다.

예수님께서는 인간 안에 심겨진 그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오셨고,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바다에 던져진 돌멩이치고 물속으로 가라앉지 않는 돌멩이는 없다. 모든 돌멩이는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하지만, 배 안에 던져진 돌멩이는 가라앉지 않는다. 예수님이 바로 인류 구원을 위한 배다.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 혹은 구원에 이르는 것은 인간의 노력에 의해 획득되는 게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에 의해 주어지는 선물이다. 따라서 그것이 선물인 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하겠고, 그 선물을 받은 사람답게 기뻐하고, 그 기쁨을 이웃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나눔은 구원에 이르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구원에 초대받은 자의 '특성'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조금 구체적으로 '믿음을 통한 의화'에 대해서 살펴보자. 악의 반대말은 '선'(善)이고, 죄의 반대말은 '의로움'(義)이다. 우리가 흔히 죄라고 말하는 절도ㆍ폭행ㆍ살인ㆍ거짓말 등은 법률적이고 도덕적인 죄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에서는 이런 것을 죄라고 일컫지 않고, '악'(惡) 또는 '악행'이라고 일컫는다. 죄는 인간이 하느님에게서 돌아섬이다. 인간이 하느님과 상관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것을 '죄'(罪)라고 일컫는다. 이와 같은 죄에서 조금 전에 언급한 온갖 악과 악행이 나온다. 죄가 곧 모든 악의 원천이고, 악의 결말은 죽음이기에 그리스도교에서는 죄를 끊어버릴 것을 가르친다.



죄가 악의 원천인 것처럼, 의로움은 선의 원천이다. 하느님께로 돌아섬 그 자체가 선이고, 그리고 하느님께 돌아설 때 우리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온갖 선을 행할 수 있다. 이것의 과정과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 '구원'이다.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어여삐 보시고 우리를 대신하여 죄 값을 치르셨다. 우리에게 베풀어진 하느님의 자비가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깨닫고, 믿고, 기뻐하고, 그 자비가 나를 통해 이웃에게 퍼져나갈 수 있게 해야 하겠다. (로마 4,8 참조)

park.pio@gmail.com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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