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다운페이 자금 마련 18년 걸린다
20% 다운에 13만불 필요
샌호세 제외 전국 최장
수입보다 집값 더 올라
부동산 전문 매체 질로(Zillow)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간 소득층이 LA 메트로 지역의 중간가격 주택 구입을 위해 다운페이먼트 자금 20%를 저축하려면 18.4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가주 샌호세를 제외한 전국 주요 대도시 가운데 가장 긴 기간이다.
현재 LA지역의 주택 중간가격은 64만6300달러로 이 가격의 주택 구입을 위해 필요한 20% 다운페이먼트 금액은 12만9260달러다. 중간 소득 가구가 매년 연소득(7만373달러)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저축해 다운페이먼트에 필요한 자금 약 13만 달러를 만드는데 걸리는 기간이 18.4년인 것이다.
이 같은 계산은 다운페이먼트에 필요한 목돈을 모으는 기간인 18.4년 동안 수입이 일정하다고 가정한 것이다.
1998년 이후 LA의 경우 수입은 62.5% 상승했다. 만약 연 수입이 이와 비슷한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중간소득자의 수입은 지금부터 18년 뒤인 2036년에는 대략 연봉 11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같은 기간 집값은 더 올랐다. LA 메트로 지역은 1998년 이후 올해까지 244.5%나 폭등했다. 그리고 만약 이 같은 추세로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18년 뒤인 2036년의 중간가격 주택은 200만 달러를 넘게 된다. 이럴 경우 다운페이먼트에 필요한 액수도 40만 달러 이상이 된다.
상당수 LA주민이 20%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만 다운페이먼트하고 집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다수의 금융기관은 크레딧이 좋을 경우 3% 다운페이먼트로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20%를 다운페이먼트 한다 해도 매월 갚아야 할 융자상환액에 더해 보험과 재산세까지 합치면 3300달러 정도를 지출해야 한다. 이는 중간소득자가 매달 집으로 갖고 가는 수입의 절반을 넘는 액수다. LA에서는 사실상 중간소득자의 주택구입이 불가능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운페이먼트를 낮추면 월 상환액 액수만 높아진다. 예를 들어 같은 중간가격 주택을 5%만 다운페이먼트하고 구입할 경우 월 상환액은 대략 1000달러 정도 더 높아진다. 연봉 7만 달러에서 세금을 제외한 월 실수령액이 5000달러 정도인 사람이 집값으로 4000달러 이상을 낼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LA는 전국적으로도 가장 주택 구입이 어려운 도시에 올라 있다. 질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 다운페이먼트 마련에 필요한 전국 평균 기간은 7년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집값 상승 속도와 봉급 인상 속도의 차이도 LA보다 전국이 조금 덜하다. 전국적으로 1998년부터 2018년 사이 수입 증가는 52.6%, 집값 상승은 98.6%였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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