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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칼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1월 중순까지만 해도 당국 통제, 의학 기술에 대한 기대 등으로 시장의 관심 밖에 있었다. 하지만 중국 춘절 대이동과 맞물리며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하자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 기대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가가 하락하고 월가도 경제적 충격을 분석하느라 분주해졌다.

문제는 여타 자연재해와 달리 전염병은 전개 양상 예측이 매우 어렵고 경제 주체들의 심리 변화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등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월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자가 비슷하고 발병 국가도 동일한 2003년 SARS를 기준 삼아 경제적 충격을 가늠하는 모습이다. SARS는 2002년 11월 처음 발병하여 29개국에서 8098명을 감염시키고 774명의 사망자를 낸 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이다.

월가의 대체적인 전망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SARS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경우 경제적 충격이 단기에 그치고 V자 경기반등으로 이어지면서 2020년 연간으로는 세계 경제의 회복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SARS 발병지인 중국은 감염자 및 사망자 수가 급증했던 2003년 3~5월 중 소매, 관광 및 운송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감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하였고, 제조업이나 수출에 대한 영향은 미미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GDP 성장률은 2002년 9%에서 2003년 10%로 높아지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아시아 주요국이 받은 충격도 제한되었다.

다만 경기가 V자 반등을 보이더라도 단기적인 충격의 강도는 SARS 때보다 커질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이 적지 않다.



우선 세계와 중국 경제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중국 GDP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3%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16%를 넘어섰으며, 특히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의 중심 국가가 되었다. 당장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공장을 일시 폐쇄하고 생산을 중단한 상황이다. 만약 중국 내에서 전염병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중국 제조업은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도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원자재 수출국의 피해도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서비스업의 중요도가 커졌다는 점이다. GDP 대비 서비스업 비중이 2002년 41%에서 2019년 53%로 높아졌는데 이는 소매·관광·운송 등에 대한 충격이 전체 GDP 감소로 이어질 위험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S&P는 이번 사태로 소비지출이 10% 줄면 GDP 성장률이 약 1.2%p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아시아 주요국들이 받는 간접적인 충격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전반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

대내외 경제 여건도 달라졌다. 2003년은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성장세가 가속화되던 시기로 충격에 대한 경제의 복원력이 강했으나, 지금은 기조적인 성장세 둔화, 급증한 부채 등으로 충격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편 당국의 바이러스 통제 능력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이번 사례처럼 초기대응 기회(golden period)를 놓칠 수 있고, 쉽게 변이하는 바이러스 특성상 전염병이 악화될 수 있는 위험이 잠재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 경제적 영향이 어떻게 될지는 향후 바이러스 전개 양상에 달린 만큼 과도한 낙관이나 비관을 경계하고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볼 일이다.


김신영 / 뉴욕사무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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