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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늙어가는 즐거움…살아가며 죽어가며

장동만 / 언론인·뉴저지
장동만 / 언론인·뉴저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8/18 미주판 16면 기사입력 2018/08/17 22:24

어느 80대의 일기장(87)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늙어가는 것이 즐거움이 될 수 있을까? 나로서는 절대 불가(不可)다. "마지막 지는 해의 햇살이 더욱 찬란하다." "아름다운 황금 빛의 단풍." 아무리 미사여구(美辭麗句)로 수식한다 해도 그 해는 곧 질 것이고, 그 단풍은 곧 추풍낙엽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이 듦에 따르는 갖가지 노화 현상, 아무리 미화(美化)하고 합리화한다

해도 그 것이 결코 즐거움이 될 수는 없을 거다. 그런데 이 글의 제목 '늙어가는 즐거움' 이라니?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나이 먹고 늙어감은 불가항력이고 불가피(不可避)한 인간 운명이다. 그런데 어차피 그 불가피(성)을 피할 수 없다면 그 것을 수용하는데 있어, 같은 값이면 긍정적으로, 낙관적으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삶의 방법일 것 같다. 사는 날까지 살아가야 하는데, 허구 한날 얼굴을 찌푸리고, 우울하게 지낼 수는 없지 않은가.



늙어가면서 나타나는 몸과 마음 (정신)의 이런 저런 이상(異狀) 증상들, 가까운 동료들이 모이면 이에 대한 하소연, 넋두리가 꼬리를 잇는다. 동병상련, 그러나 어떤 때는 듣기 지겨워 억하심정(抑下心精)에서 핀잔을 주고 받으며 서로 자조적인 쓴 웃음을 짓기도 한다.



'늙어가는 즐거움', 늙는다는 '불가피'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 이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말인데, 또한 노화 현상에 따르는 각종 이상징후들을 반어적(反語的), 회학적(戱謔的)으로 유머러스 하게 주고 받는 시니어 들의 웃슬픈 유머들을 몇 가지 모아 본다.



* '귀가 잘 안 들린다'- 듣고 싶지 않은 말, 귀에 거슬리는 말은 못 듣는 것이 좋다. 특히 마누라의 바가지 긁는 소리, 안 들리는 적, 못들은 척 하면 되니 얼마나 편리한가.

* '눈이 침침하다'- 보기 싫은 꼴, 볼썽 사나운 꼴, 안 보여서 참 좋다. 거울을 좀 닦으라고 하니 집 사람 왈, 거울이 너무 깨끗하면 얼굴 주름살이 너무 뚜렷이 보이는 것이 싫어 안 닦는단다.



* '이(齒)가 나쁘다'- 치아가 너무 좋으면 음식을 마구 씹어 먹어 과체중.통풍.당뇨.고혈압 등 성인병에 걸리기 쉽단다. 이가 부실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면 부드러운 음식만 먹게 되니 소화에 좋고 자연히 절식하게 되니 건강에 좋은 점도 있단다.



* '머리가 희어진다'- 옛날 도사들은 모두 머리가 하얗다. 멀리서도 눈에 잘 띄어 알아 보기가 쉽단다.



* '정신이 깜빡깜빡 한다'- 기억하기만 하고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머릿속은 불필요한 지식으로 넘쳐나 '지식의 대사 증후군 (기억의 쓰레기)' 상태가 된다. 그래서 좋은 추억만 기억하고 살란다. 또한 치매 끼가 있는 양 행동하면 만사가 용서된단다.



* '갈지자(-之字) 걸음'- 걸을 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 마다 조심 조심하란다. 넘어지기 쉬운 노인들에게 주는 경고다.



* '말을 많이 한다'- 하도 외로우니 사람들을 만나면 말을 하고 싶어진다. 전화기를 잡으면 30분, 1시간 씩 쓰잘 데 없는 수다를 떤다. 노망기인 줄 알았더니 정신 건강에 좋단다.



* '너 늙어 봤냐, 나 젊어 봤다'- 노인들이 젊은이들에게 충고할 때 곧잘 쓰는 말이다. 허나, 조심해야 한다. 산전수전(山戰水戰) 다 겪어 인생 철리(哲理)를 다 터득한 양 위세를 부리다간 '꼰대' 소리 듣기 일쑤다.



"늙었기 때문에 웃음이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웃지 않기 때문에 늙는 것이다(You don't stop laughing because you grow old, you grow old because you stop laughing)"

-조지 버나드 쇼 (G. Bernard 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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