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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자유와 사랑⑧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8/21 종교 9면 기사입력 2018/08/20 17:41

칼빈의 자유사상 <3>

캘빈은 자유를 세 부분으로 나눈다. 첫째 부분은 예수께서 죄와 양심으로부터 우리를 자유하게 하셨다. 둘째, 이렇게 자유된 자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화의 과정 속에 살아가는데 캘빈은 바로 이것을 '자유'라고 규정한다. 셋째 부분은 도덕적 가치와 무관한 일반적인 자유-아디아포라이다. 지난 칼럼에서 첫 번째, 두 번째 부분을 다루었고, 이번 칼럼에서는 자유의 세 번째 부분을 다루겠다.

자유의 세 번째 부분은 도덕적, 영적 판단과 무관한 가치 중립적인 것들, 아디아포라(adiaphora)이다. 헬라시대 스토아철학자들이 사용한 개념을 캘빈이 빌려와 사용하고 있다. '어떤 음식을 금하거나 먹을 수 있는가, 어떤 휴일을 사용해야 하는가, 어떤 옷을 입는가, 어떤 꽃을 사랑하는가' 하는 문제는 결코 도덕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취향대로 자유를 누린다. 이 자유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이유는 만약 우리가 이러한 문제로 자유함을 누리지 못하고 미로를 헤맨다면 양심은 결코 자유함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자유를 잘 아는 것이 우리에게 필수적인데, 만약 이 자유를 상실하게 되면, 우리의 양심이 결코 쉴 수도 없고 끝없는 미신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기독교강요 3.19.7).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있는가에 대한 자유는 성경 로마서 14:13-23과 고린도전서 8-9장에서 잘 드러나 있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이 자유는 그러나 올바른 사용과 절제가 필요하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올바로 서 있으면 그 어떤 것도 속된 것이 없지만(롬 14:14), 동시에 믿음으로 하지 않는 모든 것은 죄라고 말씀하신다(롬14:23). 캘빈도 이 말씀에 근거해 이 제3의 자유를 올바로 사용하기를 권면한다. 믿음이 약한 자들이 우리의 자유로 인해 넘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 자유를 지혜롭게 사용해야 한다.

캘빈은 자유의 지혜로운 사용에 대해서 대단히 중요한 통찰을 보여준다: "우리가 고기를 먹을 때 스스로 제한하고, 옷을 입을 때 단색의 옷을 입는다고 해서 우리가 덜 자유로운 것이 결코 아니다"(기독교강요 3.19.10). 그리고 이 가치 중립적인 자유를 방만하고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무제한 사용해서도 안 된다. 웃을 자유, 음악적 하모니를 즐거워할 자유, 와인을 마실 자유를 누리지만, 이 자유가 지나치면 향락에 젖어 들고, 우리의 마음과 가슴이 땅에서의 즐거움에 주체할 수 없이 빠져들게 되며, 항상 더 새로운 것을 갈망하게 되어 버리기 때문에, 자유라는 하나님의 선물을 결코 올바로 사용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자유를 다 누리는 것만 아니라 동시에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자유야 말로 진정한 자유가 아니겠는가? 자유는 스스로 제한한다고 해서 결코 감소되지 않는다.

캘빈의 자유사상은 복음의 본질로부터 출발해서 기독인들의 일상의 삶으로 그리고 자유일반을 포괄하는 개혁사상의 넓은 지평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유의 세 부분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제2 자유는 철저하게 제1 자유를 근거로 하고 있지만 반대로 제3의 자유가 없다면 제1 자유조차 참 자유가 될 수 없다. 제2의 자유는 제1의 자유에 역동성을, 제3의 자유에 절제를 부여한다. 자유됨이 있어야 자유함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자유함이 없다면 자유됨이 의심받는다.

지금까지 믿는 자들의 자유에 대해서 다루었다. 그렇다면 인간일반은 자유한가? 인간의 보편적 자유에 관해서 기독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개신교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죄에 종속되어 있고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 의와 자유가 주어진다고 믿기 때문에 우리는 흔히 개신교가 인간일반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다음 칼럼에서 개혁사상이 인간일반의 자유를 얼마나 진지하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가를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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