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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불면증

어둠은 반란을 일으킨다

눈거풀이 닫히고 열리는 사이

초침은 축을 끼고 360번 회전한다





표본실에 박제되어 있는 고단한 팔 다리

세상은 어지러히 돌아가는데

불어터진 국수발처럼 헝클어진 내장이

삐죽이 고개를 내민다



새벽은 어디만큼 왔는가

반란군들은 꼼짝 않고 어둠을 사수한다

검은 고양이의 에메랄드 눈빛이

화살같이 날아와 꽂힌다



몸을 뒤틀어도

돌아가는 것은 머리 뿐이다

이 밤의 끝은 어디쯤인가

초침소리가 축을 물고 늘어진다.


최덕희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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