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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인생의 마지막 3일,무엇을 할 것인가

28세 한 청년이 1849년 겨울, 러시아 한 광장에 서 있었다. 반정부 시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그는 사형을 당하기 직전 참으로 많은 생각들이 머리에 스쳐 지나갔다. 참으로 자기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지 못한 것을 그는 후회했다.

처형 직전 갑자기 황제의 칙령을 받은 전령이 급히 도착했고, 그는 사형 대신 감형을 받게 되어 시베리아 강제 수용소로 가게 된다. 그날 저녁, 그는 동생에게 이런 편지를 쓴다. "지금까지 살았듯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 않겠고, 나는 이제 거듭난 인생을 살 것이라고…." 문학적 재능이 있었던 그는 수용소에서의 시간을 촌음으로 아끼며 살았고 떠오르는 영감이 있으면 조그마한 쪽지 종이에도 이를 적었다. 이 청년은 우리가 아는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이다. 그는 죽음을 체험하고 난 뒤 인생의 참 의미를 다시 깨닫고 거듭난 생을 살았다.

Near Death Experience을 체험한 사람들의 공통된 경험은 죽음을 깨닫고 가슴으로 느낀 후 인생을 다시 풍족히 의미 있게 산다는 것이다. "죽음을 망각한 생활과 죽음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것을 의식한 생활은 두 개가 완전히 다른 상태이다. 죽음을 망각한 생활은 동물에 가깝고 죽음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것을 의식한 생활은 신에 가깝다." 러시아의 또 다른 문호 톨스토이의 말이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는 "범상한 사람들은 현세(現世)에 사는 것만 큰 일로 알지만, 지각이 열린 사람들은 죽는 일도 크게 아나니, 그는 다름이 아니라 잘 죽는 사람이라야 잘 나서 잘 살 수 있으며, 잘 나서 잘 사는 사람이라야 잘 죽을 수 있다는 내역과 생은 사의 근본이요, 사는 생의 근본이라는 이치를 알기 때문이니라"고 말씀하셨다.



사람이 죽음을 느끼는 것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무상(無常)의 진리를 아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동물의 발자국 중에 코끼리 발자국이 가장 탁월하듯, 수많은 명상의 주제 중 무상(無常)이 가장 훌륭하다"고 하셨다. 무상의 진리를 알 때 비로소 본격적으로 수행이 시작된다고 하셨다.

우리가 과연 죽음 앞에 무엇을 가지고 갈 것인가? 소태산 대종사는 영원한 나의 소유는 서원(영생을 통한 인생의 방향, 진리적 결심과 소원)과 수행을 통한 마음의 힘이라고 하셨다. 소태산 대종사는 "사람이 평생에 비록 많은 전곡을 벌어 놓았다 하더라도 죽을 때에는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나니,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을 어찌 영원한 내 것이라 하리요. 영원히 나의 소유를 만들기로 하면, 생전에 어느 방면으로든지 남을 위하여 노력과 보시를 많이 하되 상(相)에 주함이 없는 보시로써 무루(無漏)의 복덕을 쌓아야 할 것이요, 참으로 영원한 나의 소유는 정법에 대한 서원과 그것을 수행한 마음의 힘이니, 서원과 마음공부에 끊임없는 공을 쌓아야 한없는 세상에 혜복의 주인공이 되나니라"고 말씀하셨다.

필자가 한국에 있을 때 서울의 한 신문사 주관으로 중학생 대상으로 글짓기 공모가 있었다. 제목은 '내게 마지막 3일이 있다면…'이었고, 3일 뒤에 내가 죽는다고 할 때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가 글짓기의 주제였는데, 장원을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의 글이 그 신문에 기재 되었고, 그 글은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필자의 마음에 남아 있다. 그 중학생의 글은 다음과 같다. "나는 첫 날, 그 동안 내가 알았던 모든 사람들을 찾아가서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 그 다음 날은 고아원에 가서 불쌍한 사람을 위해 하루 봉사하고 싶다. 마지막 날에는 집 근처에 있는 언덕에 올라가서 밤 하늘을 보며 인생의 의미와 우주의 신비함을 묵상하고 싶다."

그는 감사와 봉사, 인생과 우주에 대한 묵상을 인생 마지막에 한다고 했는데, 이는 모든 성자, 철인이 우리에게 그렇게 살라고 한 인생의 길이 아닌가! 무상을 생각할 때 모든 사람은 성자, 철인이 되고, 인생의 길을 참으로 발견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인생에 마지막 3일이 남았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무상의 진리를 묵상하며 다시 한번 인생의 방향을 잡아보는 것은 어떤가?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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