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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시 - 새벽

엄경제

어둠을 밝히며
공용의 후예가 천지를 깨울 때
땅으로부터 퇴출 당한 안개
어미 물고기의 살점을 먹으며 자라듯
그렇게 역사를 거슬러 덮으며 땅으로 다가갔다

날 선 공방의 시간이
북녘의 갈길 재촉하고


예리한 와인잔 들고
서로의 잔을 마주치기엔 아직 이른 새벽

산야를 휘감은 안개가 가림을 해제 할 때
따스한 봄기운에 한 꺼풀 벗겨져
보일듯 보일듯
잡힐듯 잡힐듯
갈랫길 지나온 흔적
되돌아보기엔 아득하지만

새벽은 오고있으며
희망은 서로의 꿈이며
우리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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