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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열 흥사단 이사장, “극단적 진보, 극단적 보수 가장 경계해야”

지난 21일 시애틀 숙의토론회 형식으로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가 진행됐다. 시애틀중앙일보 토마스 박(이하 박 국장) 편집국장은 한국에서 방문한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이하 류 이사장)과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국장 - 사회적 대화 모임이란?
류 이사장 - 한국에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한반도 평화통일에 ‘남남 갈등’이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남남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 모임이 작년부터 시작됐다. 이 대화 모임은 누가 맞고 틀리고 판가름하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입장, 또한 각자에게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자체가 ‘작은 통일’이라고 생각하는 의미에서 모임을 진행한다. 건국 이래 한국사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일정책이 바뀌는데, 이제는 우리 시민이 중심이 돼 일관된 통일정책을 만들어내는 ‘통일협약’을 만들어가는 게 최종 목표이다.

박 국장 - 미주 한인사회에서 한국 현실을 바라볼 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태극기와 촛불로 극단적인 대립의 양상을 보이며 이분법적 사고가 강요되는 사회가 되는 것 같아 마음이 참 안타깝다. 갈등과 대립, 분열로 치닫는 대한민국과 미주 한인사회의 일부 답답한 현실을 바라보며 이념과 사상, 입장차를 뛰어넘는 전망과 대안을 마련하는 장이 시애틀 숙의 토론회가 아닌가? 현실적으로 이러한 고리를 풀어갈 수 있는 통합의 열쇠가 존재하나?



류 이사장 -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평화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가장 경계하는 부분 중 하나가 ‘극단적’인 진보, ‘극단적’인 보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모임에 참여하는 멤버들은 비교적 건강하고 비교적 합리적인 보수, 진보 세력 그리고 7대 종단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이 서로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 공통분모를 찾게 된다. 이런 공통점을 만들어가고 찾아내는 것이 앞으로 좋은 결실로 맺어질 거라고 믿는다.


박 국장 - 흥사단은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에서 참 소중한 역할을 해왔다. 대학로에 위치한 흥사단 본부, 그 역사 성과 상징성이 나름 의미가 있는데 미주에도 LA뿐만 아니라 미주 전역 곳곳에 흥사단 단원들이 사회에 봉사하고 헌신하는 모범적인 모습이 보인다. 이곳 미국 땅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단원들을 위해 격려 의 한마디 부탁한다.

류 이사장 - 1913년, 지금으로부터 106년 전에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흥사단을 창립했다. 도산 선생은 191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성된 대한민국민회 초대 총회장에 선임돼 다음 해 5월 흥사단을 조직했다. 이들은 피땀 흘려 모은 독립운동자금을 가지고 실질적인 상해 임시정부를 세우는데 큰 기여를 했다. 미주에는 흥사단 총 11개의 지부가 있다. 11개 지부의 많은 단원들이 비교적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재미교포 2세, 3세들에게 민족의식을 일깨워주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본부의 이사장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큰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적어도 흥사단은 한국사회에서 벌써 106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고, 독립운동의 연장이 통일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 사회를 좀 더 건강한 사회로 만들 수 있는 반부패 투명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교육운동을 하고 있는데 미주에 있는 흥사단 지부에서도 여러 장학금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며 국가 간 민족 인식을 강화시키는 활동을 한다. 이들을 볼 때 항상 마음속으로는 미안하게 생각하면서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박 국장 - 지난번 이갑산 공동상임의장이 시애틀을 방문해 흥사단을 중도라고 정확하게 말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한 키워드가 ‘북한을 어떻게 보느냐’가 문제라고도 말했다. 흥사단은 중립 입장에서 평화통일이나 북한을 바라보는 것인가?

류 이사장 - 아마 흥사단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단체가 YMCA일 것이다. 흥사단이 하는 일은 청소년운동, 교육운동, 통일운동을 비롯한 여러 가지 시민 사회활동도 하고 있다. 흥사단이 중도라고 말하는 것은 흥사단 성향이 회색, 중도의 개념이라는 것이 아니다. 흥사단 안에는 보수적인 성향,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단원들이 다양하게 있으며 이들은 아주 건강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흥사단의 밑바탕에는 도산의 훌륭한 인격사상이 있기 때문에 아까 언급한 ‘극단적’인 보수, 진보 이념을 가진 단원들은 없다는 것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개념 규정을 한 것이지 성향이 나눠진 것은 아니다.

박 국장 - LA에는 도산 선생의 상징적 거리, 우체국도 있다. 도산 선생이야말로 진정한 이민자이다. 조국에 대한 생각이나 헌신적으로 봉사를 한 분이기 때문에 보수든 진보이든 상관없이 다 존경 받은 분이지 않나?

류 이사장 - 도산 선생의 가장 훌륭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도산의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도산은 독립운동의 이념이 서로 달라도 이를 끌어안고 독립이란 큰 명제 안에 서로 편을 가르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그래서 1923년 국민대표 회의를 통해 통합을 위한 많은 노력을 했으며, 어느 독립운동가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제대로 평가를 못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박 국장 - 오늘 진행된 평화통일을 위한 사회적 대화, 시애틀 숙의토론회의 대안 중 하나로 도산 안창호 선생의 흥사단 운동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류 이사장 -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이 가장 근사치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당장 결론을 내리기보다는보수와 진보가 한자리에 있다는 과정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옛날엔 이러한 시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모이면 상대방을 비난했다. 지금처럼 모여서 진정한 열린 마음으로 얘기를 나눈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런 시도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 국장 - 끝으로 미국 땅에서 조국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갖고 있는 한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사회적 대화의 비전’을 통한 격려나 당부의 한마디 부탁한다.

류 이사장 - 우리 재미동포들이 한미관계에 참 중요한 부분에 있지만 한반도의 현실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재미동포들이 한반도의 몇 십 년 전인 옛날 모습을 생각하기도 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토마스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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