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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형 사장, 그를 만났다

어려운 시기 양보와 배려를

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로 휴지, 물, 음식 등 생필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사재기가 횡횡하면서 주요 마트들이 이에 대한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나섰다. H-Mart 한 지점은 쌀과 라면 등 주요 생필품 진열대에 "필수적인 식품 공급을 최대한 약속드린다"며 "어려운 시기, 모든 분들이 나눌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양만 구입하셨으면 한다"는 안내문을 붙여 놓아 눈길을 끌었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여느 단체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유명한(?) 송재형 대표 집무실 문을 무작정 두드렸다. ‘한아름 한마음’으로 미주 한인 커뮤니티 역사를 보듬은 H-Mart 서북미 총괄사장이다.

(중앙일보 토마스 박 국장: 이하 중앙일보) 코로나19, 말그대로 팬데믹(Pademic, 세계적 대유행)입니다. ‘코로나19 H-Mart 관련 허위 사실 유포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헤드라인이 신문지면을 장식한 지도 벌써 2주전입니다. 이제는 사재기 기사가 난무한 상태입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지경에 이르렀고,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 근거 없는 정보가 경계를 마구 넘나들고 있습니다. H-Mart도 가짜뉴스 피해자고, 서북미 총괄책임자로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신지요?
(송재형 서북미 총괄사장: 이하 송재형) 단순합니다. 우리 모두 한국의 경우를 봐 왔잖아요. 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한국에서 발생한 맨 처음 중국에 마스크를 10% 수출한다고 했을 때 그 당시에 왜 수출할까? 분명 모자를 텐데… 그게 이해가 안 갔어요. 어떤 약속이 중국과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과 더 가까운 대만 보세요. 마스크 수출 막았잖아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저는 단정코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는 선제적 대응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암이 걸렸을 때, 손가락 끝에 암이 걸렸다고 가정을 하면, 손의 상당 부분을 도려냅니다. 손가락 끝에서 얼마나 퍼졌을지 모르니까 선제적 대응을 하는 거고, 저는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코로나 문제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효과적이지 않았겠어요? 메르스, 사스 때의 경험이 있는데도 그걸 못해요. 참이상해요. 학습효과를 거두지 못해요. 그런 의미에서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제 대응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터뷰 당시는 인슬리 주지사나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가 있기 전이었다.) 미국은 한국하고 틀려서 접촉자가 있어도 마스크 쓰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여기도 선제적 대응을 해야 되는데… 딴 거 없죠. 식당도, 우리 H-Mart도 해당되지만… 할 수 없잖습니까? 모임을 자제하고 서로 조심하면서, 내가 안 옮는 것도 안 옮는 거지만 내가 혹여 잠복기인 경우에 옮길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 남에게 옮기지 않게끔 하는 것도 선제적 대응과 마찬가지예요. 이렇게 해야 되지 않을까… 스스로 삼가는 신중함 외에 특별한 대처 방식은 없을 듯합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개인적으로 큰 사무실에 혼자 있고, 싱글이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 ‘격리생활’ 하니까 퍼펙트합니다. 저처럼 완벽하게 선제적 대응을 실천하는 사람도 드물 겁니다. -- 이 위트에 이렇게 ‘있는 그대로’ 기록을 할밖에 무슨 도리가 있으랴. 세월이 약이라신다^^)

(중앙일보) 통제가 불가능한, 무책임한 가짜뉴스가 횡횡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인식과 대처 방안에 대해 연륜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송재형) 참… 미국 대통령도 못 막는 지혜가 제게 있겠습니까마는… 좀 전에 드린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마스크를 쓰는 게 내가 안 옮겠다는 것보다 내가 있을지도 모르는 잠복기간이면 남에게 안 옮기려는 마음을 먼저 갖는 것이 소중하잖아요. 마찬가지로 가짜뉴스도 들으면 불안하잖습니까? 이런 사태는 불안감, 공포심이 굉장히 크다고 해요. 그럴수록 들으면 전혀 수긍할 수가 없어요. 나도 마찬가지고. H-Mart 전 직원들이 내겐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나는 그런 일이 전혀 없다는 그들 이야기를 사실대로 믿어요. 한국의 경우와는 달리 현재 미국사람들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잖습니까. 만약 예방 차원에서 H-Mart 전 직원이 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면 상황이 좀 다르잖아요. 이곳에 뭐 생겼나보다 내지는 문제가 있구나… 그것도 그렇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은 손세정제 갖다 놓고 직원들에게 최대한 주의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고객들에게 실천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입니다.



(중앙일보) 현재로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선인가요?
(송재형) 자제해야 합니다. 꼭 필요한 것 외엔 모임도, 만남도 가급적 줄이고… 그 방법 외에는 특별히 다른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중앙일보) 식당, 여행사, 모텔, 항공사 등 직접 찾아가 취재해 보니 전반적으로 곳곳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앞으로의 추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송재형) 이제 시작이죠. 중국에서 시작해 한국, 이란, 이탈리아, 일본 등 아마 제 짧은 생각으로도 걷잡을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도 선제적 대응 여부가 관건입니다. 미국의 경우 한국, 중국 같이 어느 정도 반강제적 분위기나 일사분란한 대응이 아니잖아요. 여기는 방역이 좀 더 힘들지 않을까… 이제 시작이며 시간이 더 오래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중앙일보) 그렇다면 향후 경제적인 문제도 피해가 심각하지 않겠습니까?
(송재형) 당연하죠. 이제 시작이예요. 이탈리아 저렇게 되는 거 보세요. 밀라노 봉쇄했죠. 베네치아 하고… (순간 긴 숨을 내신다) 딴 데로 안 퍼졌겠어요. 오스트리아만 막았지 스위스, 프랑스 다 뚫려 있거든요. (이 인터뷰를 정리하고 있을 땐 오스트리아도 1,500여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내가 볼 때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하면 그 사람이 사망하기 전까지 얼마의 기간 동안 보균자로 지냈는지, 확진자 판명이 나기까지 자기도 몰랐을 겁니다. 얼마나 많은 불특정 다수와 접촉했을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확인할 수가 없죠. 그런 면에서 한국의 검진 시스템은 어마어마 한 거죠.

(중앙일보) 미국내 코로나19 검진 능력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송재형) 지역 범위도 넓은데다 프라이버시 문제까지 들어가면 사실상 한국 같은 검진은 어렵다고 봐야죠. 그래서 집단 감염 우려가 클뿐더러 확산 속도도 심각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중앙일보) H-Mart 경우는 전 미주 70개 가까운 매장에 특별한 지침이 내려졌는지요?
(송재형) 마스크는 아직 예외지만, 뉴욕 본사에서 세정과 소독, 거리두기 등 여러가지 대응 매뉴얼이 만들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매장내 책임자, 관리자, 담당자가 항상 조심하고 있어요. 막상 생활하다 보면 깜박깜박 잊기 때문에 소홀하지 않게 자꾸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게 서로를 위하는 거죠.

(중앙일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특히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에 비즈니스 하는 한인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큰 타격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요?
(송재형) 그 솔루션을 알면 이렇게 패닉 상태가 오겠어요. 식당의 경우 종업원 수 줄이고… 뭐 딴 거 있어요. 지금 당장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없어요. 식당을 찾아가자는 것도 경제적인 측면만 보고 판단하면 큰일납니다. 한국의 경우 뭐 좋아서 그렇게 했겠습니까. 다 경제적인 이유로 중국 눈치 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만, 근데 그보다 더 우선해야 하고 중요한 게 뭡니까? 국민의 생명입니다. 우선순위를 잘못 두면 안됩니다. 난 그렇게 생각해요. 여기도 마찬가지, 우선순위를 건강, 생명 거기다 둬야지 경제에 둬 버리면 큰일납니다. 그러다 보면 한국같이 7,000명(인터뷰 당시) 나오는 거예요. 우선순위를 신중하게 챙겼다면 700명도 안 나올 수 있었다고 봅니다. 물론 신천지 같은 변수가 있었지만.

(중앙일보)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게, 현재 상황에서 최선인가요?
(송재형) 그럼요. 지금 뾰족한 솔루션이 누구든 있겠습니까. 서로가 조심하고 스스로 삼가는 가운데 자구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경제를 살리는 방안 마련에 주력해야 되지 경제에 우선적으로 매달리면 절대 빨리 종식되지 않아요. 사태가 더 길게 가서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야기될 것으로 봅니다. 반드시 근본적인 것, 우선적인 것부터 해야 합니다. (작금의 상황에 실제로 맞딱뜨리니 역시 오랜 연륜과 경륜에서 나온 ‘총괄사장’의 판단인 ‘선제적 대응과 우선순위’의 연결지점은 코로나19 대응의 타당성과 필요성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 연륜과 경륜을 다른 차원에서 만나고 싶다. 인물을 통한 이민역사 그 시공 너머의 통찰력으로!

다시 한 번 불현듯 청한 인터뷰에 ‘때를 맞춰’ 기꺼이 응해 주신 송재형 총괄사장님께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지면을 통해 온전히 전한다.
토마스 박 기자


토마스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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