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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선 HSP MEDIA 회장, 뉴 노멀 시대의 ‘신문 미래’ 주목

“포스트 코로나19, 한인 커뮤니티 위한 공공 콘텐츠 플랫폼 시대 열어야"

잔인하다는 4월입니다. 2020년 4월은 분명, 가장 잔인한 달입니다.
그 잔인함을 모두(冒頭)로 시작하는 T.S.엘리엇의 ‘황무지’. 그 긴 시를 꼼꼼히 새겨 체화된 시심을 거닐진 못해도 때가 되면 첫 소절을 유행가 가사처럼 늘 읊조리곤 합니다. 그렇게 가장 잔인한 4월이 성큼 우리 곁을 비집고 들어섰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지금, 시애틀중앙일보도 피할 수 없는 잔인한 4월을 맞았습니다. 지난 30년동안 시애틀중앙일보가 겪었던 세월과는 전혀 성질이 다른 풍파(風波)가 일었습니다.

매일 간추리는 전 세계 뉴스 헤드라인은 시나브로 ‘리세션(불황) 이미 시작, 세계경제 마비, 시계제로 글로벌 경제’ 등 “관심 자체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꺽여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보다는 서서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의 정도”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걱정이 태산인 삶의 현장을 취재 전화기 너머로 잇따라 확인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세상’을 예외없이, 상관없이 맞닥뜨렸습니다. 장담할 수 없는 지경 앞에서 ‘처음 사랑’, ‘처음 행위’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기자에게 취재현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언론사로서 독자와 필자 그리고 광고주가 얼마나 귀중한지, 커뮤니티에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운 전화위복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편집 책임자로서, 송구함을 무릅쓰고 명색이 공기(公器)인 중앙일보 지면에 일기장처럼 잡설(雜說) 한 번 늘어놓겠습니다. 중앙일보 복간 열네 번째 신문을 편집하면서, 문득 ‘옛사랑’이 떠올랐습니다. 난생 처음 9일동안 몸소 겪는 ‘외출금지령’ 때문인지 자꾸 과거 회상 모드로 생각이 접어듭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결국 이 지경까지 이르니 마음 한구석에 쟁여 놓았던 심적 부담이 거센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지난해 7월 14일 취재차 나선 민주평통 야유회에서 박가람(앤디) 전 중앙일보 사장의 문제를 동료기자로부터 처음 들었습니다. 그후 과정이야 각설하고, 경쟁지인 시애틀한국일보의 일방적인 ‘ABCD 기사’로 결국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일이었지만, 할 수 있는 한 참았습니다. 아니 참을 수밖에 도리가 없었습니다. 박가람의 본명과 앤디라는 영어명을 지닌 40도 안 된 중앙일보 시애틀 지사장의 분명한 잘못 때문입니다. 얼마전 미디어한국이 자의반 타의반 박가람씨의 ‘항변 인터뷰’ 기사를 다뤘지만 그렇게 한들 손바닥으로는 절대 하늘을 가릴 수 없습니다.

‘중앙일보 지사장의 직함으로 그토록 대우받았던’ 장상주 전 사장 내외의 무책임함이 제일 크지만, 아직도 버젓이 새로운 비즈니스 광고를 미디어한국과 계열 신문에 게재하고 있는 ‘정신 못 차린’ 박가람씨도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또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언젠가 때가 이르면 그 진상을 조목조목 밝힐 날이 오리라 장담하고 있습니다만, 아내가 극구 말립니다. 굳이 나서지 말라고… 그래서 때가 차야 하나 봅니다.그렇게 6개월을 버텼습니다. 도무지 해법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맛보려고 손가락으로 찍어보는 사람은 더러 있었습니다. 중앙일보이기 때문이죠. 그래도 30년 전통 시애틀 지역 일간지잖습니까!

사람 관계라는 게 뻔하지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 유구한 역사적 진리입니다. 어떻게든지 시애틀중앙일보를 복간해야만 했습니다. 제 인격의 문제이기도 했고, 기자로서의 소명의식도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길은 가는 곳마다 막혀 있었습니다. 홍윤선 회장님이 선뜻 손을 내미시기 전까지는! 아마도 오늘 이 넋두리는 그렇게 잡아 주신 손이 시나브로 가슴에 부담으로 다가온 작금의 상황 때문인 듯합니다.뉴스를 모르신다고요? 언론을 모르신다고요? 홍 회장님이 늘 하시는 말씀입니다. 자연스럽게.

뉴욕주지사 앤드루 쿠오모와 도널드 트럼프의 리더십을 그 어떤 기자보다 상세히 구분해 설명하실 분입니다. CBS의 60 Minutes를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시청하시는 분입니다. 흔히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의 왕국’을 넘어선 ‘Wild Life’를, 보는 차원을 넘어 오랜 세월 체득한 분입니다.

한 번 영어로 대화 나눠보세요. 브라질에서 70년 이민 오신 분의 영어 발음 직접 들어보세요. 알래스카에서 다져진 와일드 라이프, 그동안 한인단체나오게 부추기고 활용(?)한 분들 홍회장님 장점 잘 알잖습니까! 갖춘 온화함과 온유함을 비꼬는 그 어떤 비난도 그 장점을 훼손할 순 없습니다.누가 뻔히 돈 안 되는 언론에, 그것도 신문에 투자합니까! 심지어 박가람씨가 자기가 잘 아는데 홍 회장님은 6개월 해서 돈 안 되면 비즈니스맨이기에 그냥 접는다는 주접스러운 말도 누군가에게 건넸다는데... 어이없고 기가 막힌 적반하장이니 어쩌겠습니까!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안 그러면 저도주접스러울 테니…

사람보고, 커뮤니티 보고, 신뢰하며가는 분입니다.
말 안 해서 그렇지 그분이 해결한 커뮤니티 어려운 문제 모두 들쳐내면 아마도 얼굴 들지 못하고 다닐 분 참 많지요. 그래도 그 분은 묵묵히 갑니다.돈 많아서 밥 사는 게 아닙니다. 하루에 남과 더불어 식사하는 100달러 쓰기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루에 종이컵 하나로 지내는 검소함 또한 간단치않습니다. 때마다 배 태워주는 일은 말할 것도 없지요. 그런 부탁 안 하신 지인 분 손들어 보세요. 모텔 부탁, 식사 부탁 안 하신 분 손들어 보세요. 홍 회장님 다니시는 여러 식당 주인에게 한 번 물어보세요. 어려울 때 도움받았던 분들 어떻게 하셨는지 물어보세요. 알 만한 분들은 아십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십니다.

이게 신문이냐고요. 이런 시기엔 이게 뉴스, 새 소식이냐고 따져 물으신다면 단연코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넋두리처럼 사사로운 일기장 토설(吐說)이 돼 버려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신문 편집을 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땅을 파고 얘기하지 못하고 지면으로 고래고래 소리친 점 너그럽게 혜량해 주셨으면 합니다.장벽이 아니라 코로나19, 그 황망한 현실 속 '희망 브릿지'를 놓고 싶은 마음에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냈습니다. 이즈음 한 번은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혼돈의 때일수록 분명한 정의와 개념을 갖고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시애틀중앙일보의 위상과 시애틀중앙일보를 만드는 사람들의 진정성을 이렇게라도 밝히고 싶었습니다. 꼬리표 같은 너덜함이라 흐지부지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깔끔하지 못한 추태 모두 감수하겠습니다.

“커뮤니티를 위해서 필요하다. 이런 신문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시애틀중앙일보 복간을 결심하시고 제게 건넨 홍윤선 회장님의 ‘처음 행위’, 그 일성(一聲)이었습니다. 그 분의 바라봄과 지켜냄에 신뢰의 마음을 진정으로 전합니다. 사람과 관계를 소중히 하는 그 분의 사랑을 진심으로 존중합니다. 언젠가 반드시 회복될 코로나19 후에도 동고동락한 사업체 직원들을 소중히 하는 그 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허락된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중앙일보를 마감할지라도 후회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박 국장도 새로운 시대 요청에 걸맞는 신문의 미래를 생각해야할 때입니다. 시애틀중앙일보도 변화에 발맞춰 나가야만 서바이벌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은 새로운 스탠다드를 만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하는 말이겠지만 위기를 오버컴(Overcome) 하는 자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옵니다. 이 좋은 찬스를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사용하세요. 이 기회에 한인사회 공공의 이익과 언론의 공적 책임 그리고 공정성을 커뮤니티 구성원이 공감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보세요. 트럭커 사는 이야기나 요가 선생 이야기 그리고 글 쓰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만드는 스토리텔링 스테이지를 꾸며 보세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난 2월 23일 홍윤선 회장의 시애틀형제교회 사역장로 임직식 때의 모습 - 무슨 ‘사역장로’냐는 우문(愚問)에 ‘미디어 사역’이라고 현답(賢答)이 돌아왔습니다. 니까.”

솔직히 시애틀타임즈나 관련 로컬신문, 방송, 웹사이트 보면서 번역하는 사람과 웹마스터만 있으면 얼마든지 미디어 하겠구나, 차라리 그게 속 편하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홍 회장님의 진심 어린 격려와 배려로 다시금 본연과 진정성을 보듬습니다. 미디어 장사, 비즈니스적 기자의 삶이 아니라 언론과 기자 본연의 소명으로 돌아갑니다. 이제 그 소명을 현장에서, 심층적으로 탐사 마인드로 접근할 생각입니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방법도 중요하지만 이민 삶의 진정성과 커뮤니티 언론 본연의 최적화를 이참에 모색하겠습니다. 열심히, 성실히그리고 최선을 다해 코로나19 상황에적응하며 이겨 나가는 한인과 커뮤니티 모습을 가까이 대하면서 최선을 다해 언론의 역할을 감당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홍 회장님이 건넨 ‘처음 사랑’은 편집책임자인 제게 ‘퍼펙트가 아닌 디렉션’의 명철을 새겨 주셨습니다.시애틀중앙일보 초대 강성태 사장님이 출발점이고 장상주 사장님이 현상유지하는 태세였다면, 홍윤선 회장님때의 중앙일보는 제대로 된 언론, ‘처음처럼’ 임할 새로운 모멘텀의 기회를가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준비된신문으로서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 시대에 포지셔닝할 색다른 조합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벌써 코로나19 가을 재발 운운하는 기사를 접합니다. 잔인한 4월을 잘 이겨내, 풍성한 한가위인 10월 1일을 기꺼운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편집책임자인 저와 시애틀중앙일보에게 4월은 가장 소중하고 뜻 깊은 달입니다. 사람사는 이야기가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으로 이것 만으로 우리는 존재해 왔다By this, and this only, we have existed. (엘리엇의 황무지 중에서)


토마스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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