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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학동네] 꽃 중의 꽃

작은 바람이
떨어지라 하면
스스럼 없이 꽃잎을 내려놓는
자비로운 꽃

최재준 시인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최재준 시인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벼랑끝 바위틈에서
찬 이슬만 먹고 살아도
살찐 꽃 봉우리를 잉태하며


다소곳이 운명을 따르는 꽃

별빛 쏟아지는 밤
뜬 눈으로 지새며
더 밝은 내일을 향한
기다림에 익숙해진 꽃

해가 뜨고 지는 사이
단 하루의 여정에
전부를 바치며
절실함을 머금은 꽃

가시덤불에 피어
아픔을 행복이라 껴안고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는
뜨거운 삶에 물드는 꽃

어머니 닮은 꽃
꽃 중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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