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 산엔
그 산엔 침묵만 있었다빼곡이 서있는 검푸른 전나무
벗겨지고 꺽여진 아픔 보듬어 안고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전나무 숲
열매를 자랑하는 과수목의 허세도
화려함을 뽐내
꽃나무에 자랑도 없다
오직 침묵의 깊은 숨소리만 있을뿐
아부하는 나무잎들의 박수도
때려 부는 비난의 바람소리에도
흔들리지 않는 긴 인고의 세월에
이렇게 곧고 단단하고
청정한 거목으로 자랐구나
척박한 바위 숨길 벼랑에서도
우뚝 솟은 눈산을 에워싼 너
창조자의 높으신 위엄
목숨걸고 지켜온 노독들의 삶인듯
너의 정기에 내 심장은 뛰고
나 너처럼 살고파
우러러 침묵의 기도드린다
마운틴 레이니어에서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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