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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매매 커미션 수 천달러대로 낮출 길 열려

부동산협회 토탈 커미션제 포기 결정
MLS 리스팅 후 판매는 아무나 가능

집 파는 사람은 지금까지 4-5%의 커미션(중개수수료)을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건넸다. 60-70만 달러짜리 집을 판다면 고급차 한 대 값이 고스란히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제부턴 더 이상을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전국 부동산협회(CREA, Canadian Real Estate Association)가 집 매매에 획일적으로 부과하던 토탈 커미션제를 포기하기로 했다. 이용방법에 따라 커미션이 수 만달러 대에서 수 천내지 수 백 달러 대로 낮아질 수 있게 됐다. 연방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초부터 집중적으로 추진한 결과 협회 전국 대표자회가 지난 24일 인준했고 향후 10년간 유효하다.

우선, 공인중개사를 통해 MLS(멀티리스팅서비스)에 집을 내놓았서도 꼭 그를 통해 집을 팔지 않아도 된다. MLS 웹사이트에 집을 올려주는 정액 수수료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내 손수 하거나 더 싼 중개인을 통할 수가 있게 됐다.

캐나다 전역에서 집매매의 90%가 MLS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부동산협회가 운영하는 MLS는 사실상 주택 매매시장의 독점권을 행사해 왔다.



협회는 지금껏 소속 중개사만이 이 웹사이트에 집을 내놓을 수 있도록 했고 이를 위해 중개사를 고용할 시 그를 통해서만 집을 팔도록 강제해왔다. 서비스에 만족치 못해도 중간에서 중개사를 바꾸기가 힘들었고 그 끝엔 탐탁치 않는 가격 흥정에 높은 커미션만 나가는 불이익을 감당하기도 했다.

협회 소속 중개사만이 MLS에 집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일단 올려진 집을 어떻게 파느냐는 집 주인 재량에 놓이게 돼 그동안 오픈하우스 빈도수, 집 가격 책정 및 흥정 등을 두고 중개사와 벌였던 실랑이가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여진다. 향후 대략 세가지 방식으로 집 매매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종전과 동일 방식=협회 소속 중개사를 고용, MLS 리스팅에서부터 판매계약까지 일임하는 방법. 믿고 찾을 만한 중개사가 있을 경우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다. 유능한 중개사는 좋은 가격 흥정을 통해 커미션을 스스로 벌어들이는 게 상례다. 특히 언어장벽으로 인해 의사소통이 곤란한 이민자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 MLS 리스팅 후 자가 매매=새 방침이 발표된 이래 전국적으로 리스팅 전문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써리의 한 업체(Oneflatfee.ca)는 리스팅에 $649, 집 앞 사인 제작에 $100, 거래 흥정에 $500 등 개별 서비스 주문표를 선보였다. 천 달러 미만으로 기본만 사고 나머지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없체는 토탈 서비스도 5천달러 정액요금으로 묶어 이번 규정 변화로 생겨날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캐나다에서 집 사고 판 경험이 있고 언어에 큰 문제가 없다면 생각해 볼 만한 옵션이다

* MLS 리스팅 후 독립 중개인 고용 방식=협회 소속 중개사들은 매년 수천에서 수만달러까지 회원비를 내고 있다. 이들이 낸 돈으로 MLS 시스템이 유지돼 왔다.

그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커미션을 책정하는 것도 이런 경비 충당이 한 이유다. 새 규정은 그러나 협회 독점권을 리스팅에만 한정하고 있어 경비 부담이 적은 독립 중개인들의 시장을 한층 열어 놓았다. 그 수와 서비스의 다양화가 갈 수록 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방 공정거래위원회 멜라니 아잇큰 위원장은 이번 개정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만 고를 수 있게 됐다”며 “선택의 자유를 소비자가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소비자의 커미션 부담 감소라는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몇가지 선제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우선, 대부분의 구매자가 중개인을 통해 집을 본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구매자측 중개인의 커미션이 새 규정에 맞춰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도 4-5%보다 낮은 커미션을 제시하는 중개사들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커미션이 걸린 집을 소개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 규정 실행 이후에도 당분간 업계 수준 이하에 커미션을 제시할 경우 구매자측 중개인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커미션에 대한 '아성'이 무너진 이상 구매자측 중개인 커미션도 그 기대치가 전반적으로 낮아질 공산이 크다. '중개사 커미션으로 집값을 낮추겠다'는 식의 홍보가 자리잡는다면 구매자쪽에서 오히려 이런 집을 선호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1~2만 달러에 매매 성사와 실패가 판가름 나는 팽팽한 흥정일수록 가격 접근을 위해 중개사 커미션을 이용하는 사례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글로브앤메일에 따르면 커미션을 아예 1%로 내려 못박는 발빠른 중개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새 규정은 또 MLS 리스팅의 연락처로 일반 개인이나 비협회 중개인를 넣을 수 없도록 했다. 연락처는 여전히 협회 회원만의 전유물이다. 대신 다른 이들의 웹사이트를 링크할 수는 있도록 허용했다. 두 번을 거쳐야 실 판매자를 찾을 수 있는 번거로움을 주는 장치이다.

하지만 스스로 집을 찾는 구매자가 늘 수록 여기에 크게 게의치 않은 이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오히려 이 링크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자가 매매나 낮은 커미션이 붙은 집임을 기술적으로 알리는 게 중요해질 시기도 멀지 않아 보인다.

밴쿠버 중앙일보=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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