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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미국 영어의 독립 '웹스터 사전'

국가·사상·언어와 독립성·독자성은 밀접하다.

노아 웹스터(1758~1843)는 '아메리칸 영어사전(An American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1828)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언어는 사상의 표현이다. 한 나라의 국민이 사상의 독자성을 보존할 수 없다면, 언어의 독자성도 유지할 수 없다."

웹스터는 '잊힌 건국의 아버지(a for gotten founding father)'라 불린다. '미국 영어사전의 아버지'이지만 워싱턴·제퍼슨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미국 독립선언(1776)과 헌법(1787)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영국 작가 새뮤얼 존슨(1709~1784)의 '영어사전(A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1775)을 봐야 한다. 미국 혁명가들이 쓴 글은 존슨의 '영어사전'이 표준이었기 때문이다.



웹스터는 신생 독립국 미국이 정치·법·제도뿐만 아니라 언어도 영국과 다르니 존슨의 '영어사전'을 대체할 '미국 영어사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전 편찬 작업을 1801년 시작해 70세인 1828년에 끝냈다. 이를 위해 산스크리트를 비롯해 26개 언어를 공부했다. 존슨의 '영어사전'은 표제어가 4만2773개, 웹스터의 '아메리칸 영어사전'은 7만 개다. 웹스터 사전은 영국에서도 '가장 위대한 영어 사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메리칸 영어사전'은 미국의 언어생활을 기준으로 각 단어를 정의하고 철자를 선정했다. 영국 영어의 defen-ce·humour·colour·centre·plough·programme(국방·유머·색깔·중앙·쟁기·프로그램)을 defence·humor·color·center·plow.program으로 바꿨다. 또 chowder·hickory·skunk(차우더·히코리·스컹크)와 같이 미국에서 생긴 단어를 표제어에 포함했다.

새로운 영어 교과서도 필요했다. 독립 후에도 '영국 국왕 폐하께 충성하자'는 식의 내용이 담긴 독본이 사용됐다. 웹스터는 '푸른색 표지의 철자교본(Blue-Backed Speller)'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영문법원론'(1783)을 집필했다. 읽기·철자·발음을 가르치는 책이다. 19세기 말까지 5000만~1억 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였다.

'아메리칸 영어사전'의 후손 중 하나인 '메리엄웹스터 대학생 사전(Merriam-Webster's Collegiate Dictionary)'(2003)은 11판까지 나왔다. 미국 인권 지도자 맬컴 엑스(1925~65)는 감옥에서 웹스터 사전을 외우다시피 공부하며 당대 최고의 강연자로 성장했다. 웹스터의 뜻은 직녀(織女, weaver)라고 한다. 역사의 씨줄날줄은 사전을 매개로 짜인다.


김환영 / 한국 대기자·중앙콘텐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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