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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뉴욕마라톤

김옥수 / 수필가
김옥수 / 수필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11/14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19/11/13 14:15

가을이면 해마다 열리는 뉴욕시의 마라톤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알려진 스포츠 행사이다. 1970년 9월에 시작되어 49년의 역사를 지녔다. 초창기에는 9월이나 10월에 거행하였는데 기온이 너무 더운 경우가 종종 생겨서 지금은 영구적으로 11월 첫 일요일로 정해졌다고 한다. 올해는 120여 개의 국가들이 참석하였으며 총인원 5만3000여 명이 맑은 가을 아침을 누비며 무리 지어 출발점을 떠난다. 그 건장한 다리들의 행렬은 넘치는 에너지의 절정을 넘어 자못 신선하기까지 하다. 잘 단련이 된 수많은 어깨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구름처럼 모여서 서서히 앞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푸른 하늘을 배경한 한 폭의 그림이다.

나의 '버켓 리스트(Bucket List)'를 주저하는 맘으로 두어 가지를 공개해 본다. ①허드슨강을 뉴욕서 뉴저지까지 헤엄쳐서 건너기 ②마라톤 26마일 완주는 아니더라도 하프마라톤 한 번 뛸 것 등이다. 한번도 도전해보지 못하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허망한 바람이 아니었다만 이제 7학년을 지난 형편에는 이 꿈을 완전히 접어야 할 때임도 알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마라토너들에 대한 나의 선망은 여전하다. 그들의 인내심과 절제된 훈련이 부러움의 대상이다. 올해의 남성 최고기록은 2시간 08초 13으로 케냐 선수에게 돌아갔으며 여자부 우승도 케냐가 차지하였다. 케냐나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지역 선수들이 마라톤에 월등한 기록을 가지고 있음은 잘 알려진 일이다. 이곳 사람들은 맨발로 잘 뛰는 것으로도 다른 선수들과 차이를 둔다.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다른 지역 선수들보다 우수함은 성장하면서 맨발로 많이 다닌 그들의 생활 문화에 있다고 한다. 신발을 신고 다니는 그룹보다 발이 조금 더 가벼워서 뛰어가는 동안 하체가 빨리 움직인다고 하는 과학적 견해가 있다. 지리적으로 고지대에 살기에 폐로 가는 산소 흡수량이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크다고도 한다. 어릴 적에도 10km 되는 학교를 맨발로 뛰어가는 일이 허다하기에 환경요소가 더 크다고도 한다.

마라톤이 끝난 다음날 뉴욕타임스는 22페이지 전면을 마라톤 특별기획편으로 보도를 하였다. 더구나 14페이지 분량을 4시간51분 안에 마라톤을 완주한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깨알같이 다 기록하였다. 사람들의 마라톤에 대한 열기를 가늠하기에 족하다.

5시간이 넘는 경주자도 많이 있음은 물론이고 10시간 이상 걸려서 완주 라인을 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짧은 시간대에 들어오거나 또 턱없이 늦게 도착하는 완주자들이 하얀 결승 라인에 발을 올리는 순간 그들의 머리에 떠오르는 한 가지 생각은 무엇일까? '결국은 해내었다' 일까. 나는 알 리가 없다. 아직도 나는 출발점에서 첫 걸음을 떼지 않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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