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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 세계 엿보기] (3) 살아 남기 위해 모르면 물어라

최영숙
최영숙  

[시카고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1/13 16:31

2019년 5월부터 준비하고 지원한 레지던트가 콘델 병원에서 받아들여져 9월부터 시작됐다. 첫날 다우너스 그로브에 위치한 오로라 센터에서 레지던트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멋진 건물, 최첨단 IT 시설과 시스템을 갖춰놓고 하루 동안 새로운 직원들을 훈련시켰다. 내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감동 그 자체였다. 마치 다른 세상 온 느낌이었다. 이번에 1년간 레지던트를 하는 사람의 수는 25명 정도였다. 여러 병원으로 흩어져 사역을 하게 된다.

전체 Advocate 소속 병원은 여러 군데가 있다. 주로 알려진(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병원이 루터란, 메사닉, 굿쉐퍼드, 굿셔먼 그리고 내가 속한 콘델 병원 등이다. 오리엔테이션을 통해서 Advocate 전체 병원의 운영 방침, 철학, 목표를 설명했고, 1년 동안 직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유익과 혜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출근 후 한달 이내에 해야 할 과제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모든 과정이 체계적으로 매뉴얼화 되어 있어서 많이 유익했다

병원의 설립 목적은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우수함(Excellence), 동정(Compassion), 그리고 존경(Respect)을 통해서 이룬다고 했다. 앞으로 2020년에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전략적으로 나갈 것인지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준 것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다음 날은 콘델 병원으로 출근해 ID 카드를 만들기 위해 Public Safety Department(청원경찰 부서)에 갔다. 안전이라는 이유로 병원 사방에 감시카메라가 설치 되어 있고, 모니터를 통해 보고 있다는 사실에 감시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몰라도 기계는 알고 있다는 사실이 작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수많은 정보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그럼에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안내하는 것이 역시나 조직이 크니 다르다고 느꼈다.

몇 주간의 과정을 거쳐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와서 각 부서에서 하는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다른 부서의 조직과 운영을 이해하고, 어떻게 상호 협조하는지 각 부서의 역할을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자기 분야만 잘 안다고 해서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협조와 이해와 분업을 통해서 조직이 운영될 때 건강한 조직으로 목표를 이룰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배움 중에 특별히 강조된 점은 “모르면 물어라”이다. “이럴 것이다”라는 추측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 8시 반이 되면 각부서의 대표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 주제는 병원의 안전(safety Huddle)과 관련해서다. 시간은 10분 정도, 길어도 30분을 넘기지 않는 보고 형식이다. 회의가 길어져 회의에 빠지게 하는 ‘회의 문화’와 사뭇 다름에 신선함을 느꼈다.

어느 날은 25가지 질문이 적힌 종이 한 장 던져 주고 질문 속 장소를 찾아내라고 했다. 채플린이라 병원 구석구석을 돌아 다녀야 하니 미리 위치를 파악하라는 뜻이다. 미션을 해결하듯 열심히 찾아 다녔다. 낯설지만 곧 익숙해지겠지. 나는 1년 레지던트 과정의 목표를 ‘이곳에서 살아남기’로 정했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당당히 어깨를 펴고 휘젓고 다닐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벌써부터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겸손해야지.” 그럼에도 얼굴 가득 웃음이 넘쳐가는 나를 발견하며 자신감이 100% 충전되었다는 신호에 감사의 고백이 흘러 나온다. [목사•콘델병원 채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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